영양 일월산 일대에서 발견된 분비나무 모습
영양군 일월산에서 처음으로 영동지방 최남단 분비나무 서식지(평균나이 100살)를 발견했다고 박혔다.

분비나무(Abies nephrolepis)는 고산이나 아고산대에 자생하는 소나뭇과의 한대성 수종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쇠퇴위기를 맞고 있어 구상나무와 함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등재되어 있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생물지표로 지정돼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환경 변화로 인해 분비나무 주요 서식지인 백두대간의 소백산, 지리산 등에서 쇠퇴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서식지 보전 및 복원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었다.

이번에 발견된 분비나무 서식지는 백두대간이 아닌 영양군 일월산에 있어, 분비나무 서식환경을 새롭게 구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분비나무 서식지가 발견된 일월산을 포함한 대부분 고산·아고산대 침엽수종 서식지는 바다 한복판에 고립된 섬과 같다.

일월산 주변은 대부분 한 종류의 나무로만 이뤄진 단순림에 가까운 소나무숲들이 주를 이룬다.

반면 해당 서식지는 분비나무 외에도 수령이 300년에 가까운 주목, 전나무, 신갈나무, 피나무, 까치박달 등이 섞여 자라고 있어 마치 강원도 고산지역의 숲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고산지역에 고립된 생태계는 외부와의 교류가 없어 유전적 다양성이 낮다.

기후변화 등 외부요인에도 취약해 생물 다양성 유지·증진을 위한 연구와 서식지 관리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분비나무 자생지와 달리 하층에 어린나무(치수)가 상당수 출현하고 있어 향후 기후변화 적응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치가 높다.

특히 이번 발견은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 6월 발족한 ‘멸종위기 자생 침엽수종 보전·복원 기술지원단’의 활동으로 거둔 첫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 생태 연구과 김경하 과장은 “산림 생물 다양성의 유지ㆍ증진을 위한 보호지역 지정 및 관리는 생물다양성협약 등 국제적인 이슈일 뿐만 아니라 국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라면서, “멸종위기에 놓인 산림 식물군락의 지속적인 발굴을 통해 산림보호구역을 확대하고 생태적 측면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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