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간절곶·소망길·대바위공원 등 아름다운 경관 한눈에

대바위 공원에서 본 진하해수욕장 전경
지난 6월 울산포항고속도로가 개통되고 가는 길이 좋아지면서 울주군 등 동남해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울주군 서생포(西生浦)는 임진왜란 때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다고 한다. 오목한 해안에 강이 흐르고 뒤편에 ‘실성산’이 자리하고 있다.

탁 트인 시야에 경관이 아름답고, 해안의 동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략상 유리한 고지다. 왜군들이 이곳에 성을 쌓고 오랫동안 조선을 괴롭힌 그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서생리 마을에서 뒷산 정상을 보면 성벽이 보인다. 해발 133m쯤에 있는 이 성은 왜장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1593년에 쌓은 성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왜성 30여 개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견고하다고 한다. 성 둘레 4.2㎞, 높이 2~6m, 면적 15만1천여 ㎡, 400여 년이 지나도 흐트러짐 없이 건재하다.

서생포왜성(西生浦倭城 )은 근처 우리 수군이 축성한 ‘만호진성(萬戶鎭城)’을 허물어 그 돌로 쌓았다. 산 정상부에 내성과 하단부에 외성으로 구분해 축성하였는데, 성곽 곳곳에 부곽(副郭)을 만들고 진입로도 들쭉날쭉, 좁고 꺾어지게 한 방어 위주의 성(城)이다.

성벽 기울기가 거의 60도로 비스듬한 게 특징이다. 성안에 건물은 없어지고 굵은 벚나무만 무성하다.

서생포 왜성의 모습
왜장이 머물며 전투를 지휘했던 ‘천수각(天守閣)’은 흔적이 없고, 한쪽에 ‘장군수(將軍水)’라고 적힌 팻말이 보인다. 군인들의 식수원이었다고 한다.

가토 기요마사가 이 성에서 버티는 동안 사명대사가 네 번에 걸쳐 평화교섭 차 다녀갔고, 결국 1599년 9월, 조선 김응서 장군과 명나라 마귀 장군이 이끄는 연합군에 의해 함락된다.

16세기 왜성의 표본이라고 해 일본에서 학자나 관광객들이 가끔 찾아온다고 한다. 이곳에는 ‘서생리(西生里)’와 ‘진하리(鎭下里)’가 접해있다. 서생은 당시 명나라 마귀 장군이 성의 서문(西門)을 ‘생문(生門 살아 나갈 수 있는 문))’이라 부르면서 생겼고, ‘진하’는 조선 수군의 진영 아래쪽에 있는 마을이라 해서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이 마을 해변에는 강(江)을 곁에 두고 있는 울산지역에서 가장 큰 진하해수욕장이 있다.

이 해수욕장에서 200여 m 바다에는 명선도(名仙島)라는 작은 섬이 있다. 멋진 소나무들과 일출이 유명하다. 여기에 1년에 한 번 바닷길이 열려 더욱 이름난 섬이다. 섬 둘레에 조명시설을 해놓아 밤바다 속 찬란한 섬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진하리 해변으로 흐르는 강이 회야강(回夜江)이다. 그 강 위로 서생(면)과 온산(읍)을 연결하고 있는 다리가 명선교(名仙橋))이다. 이 철 교각에 두 마리의 학(鶴)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한 조형물이 서 있다.

진하해수욕장에서본 명선도 전경
옛날 강을 사이에 두고 두 남녀가 사랑하게 되나 결혼할 수 없어 둘이 도망을 가게 되고, 이때 각기 떨어트린 두건과 댕기가 한 쌍의 학으로 변해 날아갔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밤이면 다리와 섬과 해변의 야간 조명이 서로 어울려, 신비로운 야경을 연출하고 있다. 해수욕장 우측 언덕에 기괴한 바위들이 우뚝 바다를 향해 서 있다. 대나무 순(竹筍)처럼 생겨서 ‘대 바위’ 라고 전해온다.

이 언덕에 오르면 명선도와 진하해수욕장 그리고 큰 바다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서생포 해안 경치를 또 한 번 즐길 수 있다.

왜성에서 내려오는 길가에 시원한 약수터가 있고, 근처에 신라시대 절로 전해오는 ‘인성사’가 있다. 임란 때 이 성에서 왜군과 싸우다 순국한 충신 53명의 영령을 모셨던 ‘창표당’은 성안에 터만 남아 있다. 이 사당은 현재 산 아래 성 입구에 그 복원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곳 서생 일대는 31번 국도를 따라 간절곶 소망길이 조성돼 있다. 남쪽으로 잇달아 솔개해수욕장, 송정공원과 동해 일출을 볼 수 있는 간절곶 등대로 이어지면서, 동남해안의 비경들이 속속 열리고 있다.

지금 이 일대에 지역개발과 관광 붐이 일고 있다. 포항, 경주에서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이곳이 좋은 관광길로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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