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을 벗어난 기차가
꼬리 잘린 기적소리를 낸다.
한 번 더 낸다.

먼지 쓰고 목뼈 부러진 어떤 패랭이꽃
되 안됐다는 듯
말끄러미 나를 본다. 거기가
그런 길섶이다

누가 죽었나.
두건 쓰고 상여 메고
개미들이 부산하다. 하늘
드높은 곳에

앙꼬빵 소 같은 누가 두고 갔나
구름 한 점, 그새
너무 너무 새큼해진.


감상) 쓰러진 달맞이꽃 대궁을 일으켜 세울 때 아직 시들지 않은 꽃이 나에게 하던 말, 네가 행복했음 좋겠네, 알 수 없는 건 쓰러져서도 행복할 수 있는가, 슬퍼져서도 웃을 수 있는가, 죽어서도 살 수 있는가.  (최라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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