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디즈레일리 전 수상이 젊은 시절 가사도우미를 구하고 있었다. 가사도우미를 구한다는 소문을 들은 한 여자가 찾아왔다. 디즈레일리는 그 여자에게 물었다. “접시 20개를 옮기다가 문턱에 발이 걸려 넘어지면 어떻게 하겠소” “턱으로 접시를 누르고 재빨리 무릎을 꿇겠어요” 디즈레일리는 아무 말없이 그녀를 돌려보냈다.

다음날 다른 여자가 찾아왔다. 그녀에게도 전날과 똑 같은 질문을 했다. “아직 그런 경험을 당하지 않아 잘 모르겠으나 발이 문턱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겠어요” 디즈레일리는 두 번째 여자를 가사도우미로 채용, 훗날 그녀와 결혼까지 했다.

정계에 진출한 디즈레일리는 부인의 지극한 내조로 수상 자리에 올랐다. 디즈레일리 수상이 국회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아침부터 바쁘게 서둘렀다. 마차에 올라타자마자 디즈레일리는 연설문 원고를 다듬는 데 몰두했다. 뒤따라 마차에 오르던 부인이 문을 닫다가 손가락 하나가 문틈에 끼었다. 통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부인은 원고에 몰두하고 있는 남편에게 방해 될까봐 아무 소리 않고 참았다.

부인은 문틈에 손가락이 끼인 채 의사당까지 왔다. 마차 문을 열던 마부가 부인의 피멍 든 손가락을 보고 기겁을 했다. 부인은 손가락을 입술에 대면서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했다. 부인은 참기 어려운 고통을 무릅쓰고 남편을 위해 끝까지 꾹 참았던 것이다.

그 날 디즈레일리의 연설은 명연설로 우레와 같은 박수 속에 파묻혔다. 인기가 하늘을 찌른 미국 드라마 ‘굿 와이프’의 한국 리메이크판이 최근 우리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굿 와이프’가 처음 미국에서 방영되자 드라마 속 부부가 클린턴 부부가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다.

‘르윈스키 스캔들’로 세간의 무수한 억측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옆자리를 끝까지 지켰던 힐러리 클린턴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 돼 미국 역사상 ‘여성대통령 1호’의 희망에 부풀어 있다. 엄청난 심적 고통을 감내하고 남편을 정치적 위기에서 구한 힐러리의 ‘굿 와이프’ 이미지가 대선 가도에서 ‘빅히트’를 칠 수 있을지 주목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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