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을 충(忠)과 효(孝)의 고장이라고 한다. 충효를 실천한 인물들이 많아서다. 정감록은 전국 10 승지 중 한 곳으로 예천군 용문면 금당실을 기록하고 있다.

옛날부터 예천을 또‘天降甘露 地出醴泉’(천강감로 지출예천·하늘에서는 단 이슬이 내리고 땅에서는 단 샘물이 나온다)이라 했다. 그만큼 살기 좋은 고장으로 불렀다.

예천군에서도 용문면은 학자와 관인(官人) 선비 우국지사 등이 많이 배출된 곳이다. ‘용문 가서는 인물 자랑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조선 초기 인구 비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과거 급제자가 나온 곳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을 편찬한 실학자 초간 권문해 선생이 살던 곳이다.

△마을의 유래와 지명

조선 중기 학자 남사고는 예천 용문면 금당실(金塘室)은 십 승지의 하나로 전쟁 기근 역병 등 삼재불입지지(三災不入之地)라 했다. 토지도 비옥해 생산량이 많아 약 496 m2 (150평)이 한 마지기다.

지명과 관련해서는 명나라 장수가 이곳을 지나던 중 학고개가 있고 개고개가 오른쪽에 있는 것을 보고 말하기를 “금계(金鷄)가 앞에 있고 옥견(玉犬)이 뒤에 있는 중국 양양 고을의 금곡(金谷)과 같다”고 하였다는데, 금곡은 여기서 비롯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곳의 마을 앞을 흐르는 금곡천에서 사금이 나왔다고도 한다. 마을 지형이 물에 떠 있는 연꽃(연화부수형)을 닮았기 때문에 금당(金塘)이라 지어졌다는 설도 있다. 마을 안 곳곳에 30여 개의 고인돌 무덤이 있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청동기시대 이전부터 사람들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헌 등에 따르면 600여 년 전, 감천 문씨가 이곳에 입향했으며, 그의 손자 문부경의 사위 박종린과 변응녕이 이주해와 정착해 살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금당실은 이웃 산 넘어 동쪽 마을 맛 질과 함께 ‘반 서울’이라고도 했다. 서울의 절반 정도라는 말이다. 조선 건국 당시 태조가 도읍지를 정할 때 후보지로 거론됐으나 큰 물줄기가 없어서 아쉽게 서울이 되지는 못했다고 전해진다. 향촌에서 수많은 급제자 등 인물을 배출하니 한양처럼 인재가 많다고 하여 반서울이라 불렀다고도 한다.

용문면 전경사진

△마을의 돌담길

제주도의 돌담 같은 곳이 이곳에 있다. 마을 고택을 잇는 7.4km의 돌담길은 고즈넉한 풍광을 지녀 사색하기도 좋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끝없이 이어지는 소담한 돌담길이다. 마을 입구 용문면사무소 옆 느티나무(당산목)를 중심으로 방사선 형태로 뻗어있다. 거미줄처럼 얽혀있어 마치 미로 같다. 길이가 약 이십 리(7.4km)에 달한다. 금당실의 돌담은 물가나 밭에서 나온 호박돌로 담장을 쌓아 올렸다. 돌담 사이 피어난 이름 모를 야생화에 빠져 마을을 한 바퀴 돌면 일상 속 쉼표를 찾은 기분이다.

△금곡서원

마을 가장 안쪽에는 함양 박씨 3인의 학문을 기리는 금곡서원이 있다. 치암 박충좌 선생을 모시던 안동의 역동서원이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사라지고 1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금곡서원에 복원됐다. 그의 후손인 행정 박눌과 남야 박손경을 좌우에 봉안했다.

△금당실 송림

금곡서원 옆으로 용문의 또 다른 명물인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다. 금당실 송림을 마을 사람들은 ‘금당실 수’라고 부른다.

2006년 3월 28일에 천연기념물 제469호로 지정됐다. 금당실 송림은 마을의 서쪽에 남북 방향으로 조성된 숲으로 선형으로 조성한 소나무 단순림이다. 송림은 오미봉 밑에서부터 용문초등학교 앞까지 약 800m에 걸쳐 소나무 수백 그루가 울창하게 조성돼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있다.

이 송림은 노거수 900여 그루가 길이 800m, 폭 50m 내외의 수림대를 형성하고 있다. 송림을 구성하고 있는 나무의 높이는 13∼18m, 가슴높이 둘레는 20∼80㎝, 나무갓의 폭은 5∼12m, 수령은 100∼200년이다.

△초간정·병암정

금당실 마을에서 차로 5~10분 거리에 있는 초간정과 병암정도 반드시 들러 볼만한 명소다. 초간정은 우리나라의 최초 백과사전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을 저술한 초간 권문해가 지은 정자다. 암반 위에 막돌로 기단을 쌓아 올린 초간정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선조들의 무위자연 사상을 보여준다. 바위를 휘돌아 흐르는 물줄기가 시원한 운치를 자아낸다.

병암정은 금곡천을 끼고 나지막한 병암산 천연 암벽 위에 세워진 정자다. 드라마 ‘황진이’에서 황진이 역을 맡은 하지원이 첫사랑 김은호 역을 맡은 장근석을 만나는 장면을 찍은 장소로도 유명하다. 이유인이 낙향해 옥소정 이라는 이름으로 건축했다. 이후 예천권씨 문중에서 매입해 권오복의 학덕을 추모하는 곳으로 사용하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용문면 출신들

권중갑 스탠포드 호텔 그룹회장(미국 H 마트 회장), 권병하 세계 한인무역협회(World-OKTA) 명예회장, 서예대가 초정 권창륜 선생, 권영수 제주도 행정부지사, 이상기 대구대 부총장, 권중호 경북대 식품공학 교수, 우송대 변명우 교수, 규제개혁위원(차관급)을 지낸 박재묵 충남대 사회학 교수, 김윤구 명지대 철학 교수, 이상호 영남대 식품 자원경제학 교수, 변찬 영남대 기계공학 교수, 이종진 성광중 고등학교 이사장, 변영은 조야초등학교 교장이 교육계에서 일하고 있다,

김정모 시사 평론가, 김윤주 군포시장, 장달수 육군 소장, 박영각 기재부 국장, 박의식 포항 부시장, 권형택 서울도시철도공사 본부장, 박규은 서울고검 검사, 최경원 변호사, 권석호 삼척병원장, 권현철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장, 권석필 중원구청장, 심장보 건축사, 손병회 영동건설(주) 회장, 황상준 건축사, 권영주 건축사, 김창기 공인회계사, 권덕해 안동 시온 재단 목사, 권이섭 국방 홍보원장, 권교택 한솔제지 대표, 권재진 인제약국 약사, 권규호 예천권 병원장, 권동칠 트렉스타 대표, 박장식 동일기계 대표, 이민재 우일음료 사장, 등이 아직도 사회에 귀감이 되는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전직으로는 권재진 법무장관, 최덕수 대구지방법원장, 권영자 정무장관, 변우량 국회의원, UNICA 한국 영상예술협회 장찬주(박사) 명예회장, 홍성칠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김종대 국민건강보험 공단 이사장, 권인섭 서울 여의도고교 교장, 권중섭 대창중학교 교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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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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