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롯데백화점 포항점을 찾은 여성 고객들이 한 건강식품 매장에서 점원의 설명을 들으며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 하경미 기자 jingmei@kyongbuk.com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와 달리, 포항지역 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명절 인기 품목으로 손꼽히는 굴비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한우 등 정육은 예상대로 매출이 떨어졌다.

8일 롯데백화점 포항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13일간 추석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곶감’ 및 ‘송이’와 ‘굴비’가 지난해와 비교하면 290% 각각 대폭 올랐다.

또한 비타민과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이 지난해보다 24% 신장했으며, ‘견과류’는 13% 올라 뒤를 이었다.

반면 정육은 전년 대비 44% 매출이 감소했다.

김영란법의 여파도 영향을 미쳤지만, 지역의 오랜 경기 불황 탓에 고가의 정육보다 부담이 다소 덜한 굴비나 건강식품 등 대체 상품으로 눈을 돌려 선물을 구매한 것이 전체 매출 증가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같은 지역 경기 침체로 기업체 등은 선물세트 단가를 낮추거나 수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포항점의 이 기간 선물세트 택배 발송 건수는 336건으로 전년 대비 2%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백화점 A 건강식품 매장 관계자는 “기업체 고객들이 지난해 20만원대 상품에서 올해 10만원대로 가격대를 낮추거나 수량 역시 3분의 1 가까이 줄이고 있다”면서 “5만원 이하를 찾는 고객도 적지 않아 올해 4만9천원의 기획상품이 출시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애초 저조할 것으로 보였던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백화점은 6만원대 굴비 등 특별기획상품을 내놓으며 막바지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9일부터 5일간 사과·배 행복세트(8개·4만9천원)을 비롯해 굴비 알뜰 행복세트(20마리·6만원), 생표고버섯 행복세트(800g·5만원) 등을 선보인다.

오충균 롯데백화점 포항점 홍보실장은 “추석 5일 전부터 고객이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전체 매출 분석이 힘들다”면서도 “포항은 김영란법 자체의 영향보다 지역 경기 불황 탓에 기업체 중심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선물세트 단가를 낮추거나 수량을 줄이는 분위기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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