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제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경상북도 성주에 배치될 것으로 발표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방어 목표인 핵 미사일 위협 강화로 사드 배치가 앞 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2006년과 2009년, 2013년, 올해 1월에 이은 다섯 번째 무모한 핵 도발이다. 북한은 이날 핵실험 후 4시간 만에 조선중앙TV를 통해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을 단행했다”고 이날은 북한 정권수립일이다. 핵폭발 위력은 10㏏ 정도로 역대 핵실험 중 최대인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이 이날 ‘핵무기연구소 성명’에서 주장한 핵탄두 폭발시험은 핵폭발 장치를 터뜨리는 게 아니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를 만들어 이를 지상 또는 지하에서 폭발시키는 것을 말한다. 북한은 “전략탄도로케트들에 장착할 수 있게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구조와 동작 특성,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 말대로라면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소형화해 핵무기가 사실상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도 올 1월에 이어 8개월 만에 추가 핵실험을 단행할 정도로 북한 핵무기의 고도화가 갈수록 빨라진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6, 7차 핵실험도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게 정보 당국의 설명이다.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사거리 1천㎞ 이상인 개량 노동미사일 등 핵 투발수단 개발에 잇달아 성공한 북한이 핵탄두 폭발시험까지 마쳤다면 핵무기의 실전 배치가 목전에 왔다는 얘기다. 우리 머리 위에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이나 다름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긴급 전화통화를 하고 유엔 안보리 차원의 새로운 결의 채택을 포함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써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더욱 강력히 압박하기로 했다. 정부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연 데 이어 규탄 성명을 냈다. 안보리의 추가 제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날 5차 핵실험은 기존의 대응방식이 실효성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제는 우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현실적으로 냉정히 분석, 평가해서 한미동맹 차원의 확고한 대북 억지력을 신속히 확보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아울러 사드문제도 여야 정당이 초당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고 북한에 정권 교체나 정권 붕괴같은 극한 선택은 한반도 불안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신중한 북한의 체제 변화를 이끌 방안을 다각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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