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가 2경기 연속 역전패를 당하면서 중위권 도약 기회를 또다시 놓치고 말았다.

포항은 지난 10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최하위 수원FC와의 경기에서 양동현이 2골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해냈음에도 골키퍼 신화용의 잇따른 실책성 플레이와 최진철 감독의 소극적인 전술로 2-3역전패를 당했다.

무엇보다 포항은 올시즌 처음으로 K리그 클래식에 진출한 수원FC를 상대로 3전 전패를 당해 자칫 징크스로 떠오를 우려마저 낳은 것은 물론 상위스플릿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양동현을 최전방에 룰리냐·심동운·문창진이 뒤를 받치는 공격적인 진형을 내세운 포항은 경기시작과 함께 압박의 강도를 높이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표출시켰다.

특히 지난 2일 전역한 신광훈이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출전하면서 공수 양면에서 팀의 힘을 높여줬다.

이날 신광훈은 측면에서 한수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상대 공격진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물론 많은 활동량으로 측면돌파를 시도하면서 찬스를 만들어 냈다.

전방에 선 룰리냐와 중원의 무랄랴 역시 어느 때보다 좋은 모습으로 경기를 이끌면서 오랜 만에 경기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골도 쉽게 터져 가볍게 승리를 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풀렸다.

전반 4분 수원 아크 앞쪽에서 볼잡은 룰리냐가 슛한 볼이 수비 몸에 맞고 옆으로 흐르자 양동현이 잡아 재차 슛한 것을 골키퍼가 쳐냈지만 양동현이 이를 다시 잡아 왼발 슛, 수원FC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7분 포항 미드필드 오른쪽서 내준 프리킥 상황서 수원FC 가빌란이 문전으로 프리킥한 볼이 원바운드로 튀어오르며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골키퍼 신화용이 문전으로 달려들던 수원 공격수 부르스를 의식한 뒤 엉거주춤한 것이 골로 연결되고 말았다.

동점골을 내준 포항은 22분 무랄랴가 수원 아크 앞쪽에서 날린 중거리 슛이 룰리냐의 몸에 맞고 옆으로 흐르는 등 좀처럼 추가골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상황이 풀리지 않자 최진철감독은 문창진과 심동운의 위치를 맞바꾸며 변화를 노렸고, 34분 마침내 추가골이 터졌다.

34분 문창진과 룰리냐가 환상적인 2대 1 패스로 상대문전을 꾀뚫은 뒤 심동운에게 내준 볼을 슛했으나 수비가 걷어냈다.

계속된 코너킥 공격에서 룰리냐가 낮게 킥한 것을 문창진이 머리로 살짝 방향을 돌려주자 달려들던 양동현이 다시한번 수원골망을 갈랐다.

전반을 2-1로 마친 포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수원 권용현에게 강력한 슈팅기회를 내줬지만 김광석의 수비로 위기를 넘겼다.

이후 심동운과 문창진이 잇따라 슈팅을 날리며 응수했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최진철감독은 후반 10분을 넘어가면서 수비라인에게 이해하기 힘든 지시를 내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내내 양 윙백들의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전체적인 공격력 상승효과를 거두며 2골을 뽑아냈지만 이때부터 수비라인이 하프라인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후반 10분을 넘어서면서 공세의 강도를 높이던 포항은 23분 우측 수비라인이 기습적인 킬패스에서 뒷공간이 뚫리면서 결정적인 슈팅찬스를 허용했지만 신화용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그러나 신화용이 실축한 볼을 빼낸 수원FC 김부관이 포항 GA안쪽으로 올려준 볼을 권용현이 슛, 동점골로 이어졌다.

동점골을 뽑아낸 수원FC는 더욱 강하게 몰아붙였고, 열세에 몰린 포항은 다급하게 황지수 대신 박선용을, 문창진 대신 라자르를 투입했지만 41분 역전골을 내주고 말았다.

패전위기에 내몰린 최진철감독은 41분 심동운 대신 최호주를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이미 분위기가 넘어간 뒤였다.

포항으로서는 이날 2골을 터뜨리며 시즌 12골로 득점왕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것과 신광훈이 가세하면서 팀 경기력이 한층 좋아졌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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