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



혼자서
피아노를 들 수는 없지
(하물며/철제 금고는 더욱 그렇지)


그렇다면
피아노보다
철제 금고보다
더 무거운 심장을
어찌 도로 찾아올 수 있을까.
은행가란 현명한 족속
<우리는 갑부다./주머니론 모자라/금고 속에 쌓아 두었지.>

나는
금고 속의 보화처럼
네 안에
사랑을 감추고
전설의 제왕처럼 흐뭇하게
걸어 다닌다.

만일
무언가 기분이 내킨다면
미소
반쪽짜리 미소
혹은 더 작은 미소를 머금고
다른 이들과 재미를 볼 수도 있지
잔돈푼 같은 시 몇 편을
하룻밤에 탕진해버릴 수도 있지.



감상) 걸어 다니는 금고들, 도대체 무엇을 저리 무겁게 감추고 있는 거야, 왜 한 번도 문을 열지 않는 거야. 무엇을 감추었길래 저리 슬퍼 보이는 거야, 도대체 무엇을 감추었길래 저리 고개도 못 드는 거야, 고개 들고도 웃지 않는 거야,(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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