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 가동
"부상자 2명, 가벼운 건물 균열·TV 엎어짐 등 34건 신고"

12일 경북 경주에서 2회에 걸쳐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 울산 LNG복합화력 4호기가 가동을 멈추 등 피해 신고가 잇따랐고 대구와 경북 전역에서 흔들림을 감지했다는 신고도 이어졌다.

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30분 현재 지진감지 등을 느꼈다는 119 신고상황은 3만7천267건이며, 인명피해는 부상자 2명이 접수됐다.

또 일부 가벼운 건물 균열과 TV 엎어짐 등 34건이 신고됐으나 정확한 피해규모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진이 나자 진앙과 가까운 경주 일대에서는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이날 2차례의 지진 발생으로 감포로 이어지는 국도 추령터널 입구에서 일부 낙석이 발생했으며, 황성동 한 아파트의 지상 저수조가 파손돼 긴급 수리를 했다.

또한 성동동 모 아파트의 기와 일부가 떨어지는 등 월성동 국악원 근처, 통일전 부근, 동방동, 배반동, 황남동을 비롯한 경주지역 상당수 주택에서 지붕의 기와가 파손됐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와 함께 경주시청 본관 앞 석등이 넘어졌고, 하이코 1층의 문 일부가 파손됐으며 시내 중심가 일부 상가 유리창과 편의점 진열장이 넘어져 물품이 파손되기도 했다.

또 선도동 빌라 수도가 파열된데다 상당수 건물의 벽에 금이 갔으며, 떨어진 건물잔해 등으로 인해 주차된 차량 수십 대가 파손됐다.

특히 이번 2차례의 지진으로 경주지역 상당수 가정에서 어항과 TV, 책장 등의 장식품들이 넘어지면서 부딪쳐 다치는 시민이 발생하는 등 시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이날 오후 발생한 지진으로 외동읍 입실3리 김모(89) 할머니가 넘어진 신발장에 깔려 부상을 입고 동대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이에 따라 일부 시민들은 가족들과 함께 집을 나와 시청 등 공공장소에서 밤을 새기로 하는 등 지진 공포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진 진앙지인 내남면에서도 대문과 지붕의 기와가 파손됐다는 피해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후 늦게까지 여진이 계속 이어져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경주시도 지진이 발생하자 공무원을 비상소집한 후 읍면동으로 파견해 피해상황 파악과 주민 대피를 안내했으며, 여진발생 가능성이 있어 높은 곳의 주민들을 넓은 공터나 학교운동장 등으로 대피할 것을 안내하는 대피방송을 하기도 했다.

포항에서도 지진으로 집안에서 물건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포항시 남구 이동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던 조모(46)씨는 “에어컨 위에 올려둔 물건이 떨어졌다”며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고 말했다.

대구소방본부에는 지진 발생 후 2시간 동안 3천여 통의 신고 전화가 폭주했으며 대구경찰청 112신고도 1천 건이 넘었다.

경북소방본부에도 이날 오후 10시 20분까지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와 문의가 7천180여건 가량 쏟아졌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날 “지진 발생 후 진동을 감지한 LNG복합화력 4호기가 가동을 멈췄다”며 “이 발전 기기는 민감한 진동에도 중단되도록 설계돼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가동이 멈추게 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며 “지진이 발생했을 때 LNG복합화력 1~3호기는 잠시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 별다른 피해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지진으로 울주변전소의 변압기 한 대에도 잠시 이상이 생겼지만, 곧바로 복구된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전체 공장이 진도 7.5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5.1규모의 지진에는 별다른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포스코의 경우 지진으로 인해 건물이 흔들릴 경우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되고, 비상전원으로 전환되지만 비상벨이 울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역시 건물이 흔들렸지만 별다른 문제없이 비상점검에 들어갔으나 현재까지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동국제강 역시 아무런 이상이 없으며, 환경안전팀에서 공장을 살펴보고 있지만 이날 8시 30분 현재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구미 국가산업단도 지진으로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구미시는 오후 10시 현재 구미산업단지 입주 기업 등에서는 피해 상황이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는 산업단지 내 입주업체 등을 대상으로 피해 상황이 없는지를 일일이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구미산업단지 입주 대기업들도 지금까지 특별한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구미공장 측은 “스마트폰 제조, 조립 부문이 가장 정밀한 라인인데 가동 중단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주 일대 원자력발전소에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과 한울원전에 지진 때문에 정지한 발전소는 없으며 원전은 정상 운영 중이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직원들을 긴급히 발전소로 복귀하도록 했으며 피해나 이상 여부를 다시 확인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국내 모든 원전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현재까지 불국사 등 문화재 피해 신고는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석굴암 관계자는 “육안으로 확인했을 때 피해 상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경주시, 포항시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피해 상황을 점검했으며, 주민들의 피해 신고 이날 밤늦게 까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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