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손실 외부에 알려지는 것 막기 위해"

북한이 대규모 홍수 피해를 본 함경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강력한 휴대전화 방해전파를 발신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중국 지린성의 한 소식통은 RFA에 “북한의 계속되는 방해전파 탓에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며 “한동안 뜸하더니 큰물 피해가 난 직후부터 다시 강한 방해전파를 발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방해전파가 너무 심해 통화를 약속한 북한의 대방(중국 무역업자)과 열흘째 연계가 끊긴 상태”라며 “큰물 피해가 발생한 9월 1일부터 북한은 2∼3분 주기로 매우 강력한 휴대전화 방해전파를 발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북한 회령시와 마주한 중국 지린성 도문시의 한 주민은 “이번 장마 때 불법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북한 주민들이 중국 ‘110 긴급구조대’에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하는 사례가 너무 많았다”며 “체면을 구긴 북한당국이 불법휴대전화 사용을 막기 위해 방해전파를 놓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RFA는 전했다.

또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RFA에 “방해전파가 하도 심해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높은 산에 올라야만 간신히 통화할 수 있다”며 “큰물 피해에 따른 인명손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방해전파를 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한 시각은 8월 30일 저녁 불과 서너 시간 사이”라며 “단 몇 시간 만에 이렇게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물을 가득 채워놓았던 저수지의 수문을 주민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일제히 개방했기 때문”이라고 북한 당국의 행태를 비난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14일 “8월 29일부터 9월 2일 사이 함경북도 지구를 휩쓴 태풍으로 인한 큰물(홍수) 피해는 해방 후 처음으로 되는 대재앙이었다”면서 “사망자와 행방불명자를 포함한 인명피해는 수백명에 달하며 6만8천900여명이 한지에 나앉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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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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