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70만명·경제손실 2천800억원……대만은 또다른 태풍 접근중

슈퍼태풍 ‘므란티’가 중추절(中秋節·추석) 연휴를 맞은 대만과 중국 남동부를 강타해 모두 16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16일 인민일보(人民日報)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강력한 비바람을 동반한 14호 태풍 므란티가 전날 새벽 3시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를 통해 중국에 상륙하면서 현재까지 사망 7명, 실종 9명, 부상 20명의 피해를 남겼다.

또 푸젠성 곳곳에서 발생한 침수 등으로 모두 70만4천명의 이재민이 발생, 33만1천여명이 긴급 대피했고 가옥 붕괴 1천600채, 주택 파손 1만2천채, 농작물 피해 1천200㏊ 등 직접적인 경제손실만 16억6천만 위안(2천800억원)에 달했다.

므란티는 기상관측이 시작된 1949년 이후 67년 동안 중국 푸젠성 연안을 휩쓴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이번 태풍의 최대 풍속은 대만에서 기록된 시속 236㎞보다 다소 줄었지만 태풍 중심의 최대 풍력은 15급에 이르며 여전히 180㎞의 풍속으로 푸젠성 일대를 휩쓸고 있다.

태풍 피해는 샤먼시에 집중됐다. 중국중앙(CC)TV는 샤먼(廈門) 도심이 물에 잠긴 채 강풍에 가로수가 뽑히고 신호등이 부러져 있는 모습과 함께 구조대가 보트를 타고 인명 구조에 나서고 있는 장면을 보여줬다. 350만 인구의 샤먼시는 도심 대부분의 전력과 수도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아울러 취안저우(泉州), 푸저우(福州) 등지에서도 단시간에 100㎜가 넘는 강우량을 보이며 이 일대가 물바다로 변했다. 아울러 대규모 정전사태로 중추절 연휴를 지내고 있던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푸젠성 전 지역의 항공, 철도, 여객선 등도 대부분 결항하는 바람에 중추절 기간 교통대란이 일기도 했다.

중국 재해당국은 가급적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중추절 휴일을 맞아 대부분의 학교, 관공서, 기업들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샤먼에만 32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으며 푸젠성 전체로는 165만 가구에 달했다.

신화통신은 샤먼에 닥친 이번 태풍이 1949년 신중국 성립 이래 가장 강력했다면서 올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태풍 중에서도 최고 강도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취안저우에서는 역사가 800년에 이르는 오랜 교량 동관교(東關橋)가 밀려온 홍수에 떠밀려 중간이 끊겼고 저장성 원저우(溫州)시에서는 태풍에 따른 범람으로 중점보호문화재로 지정된 설택교(薛宅橋) 등 3개 다리가 붕괴, 또는 유실됐다.

특히 동관교는 남송 시대인 1145년에 세워진 길이 85m의 다리로 남부지방에서는 보기 드문 복도식 옥개(屋蓋)형 다리로 유명했다. 원저우시에서 유실된 다리들도 그 독특한 건축술로 인해 ‘세계 교량 역사의 기적’으로 불렸었다.

므란티는 계속 북쪽으로 전진해 상하이(上海)까지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점차 세력이 약해져 상하이에는 집중 호우만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에 앞서 지난 14일 대만을 거쳐온 태풍 므란티는 대만 기상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되며 사망 1명, 부상 62명의 인명피해를 남겼다. 100만 가구의 전기와 72만가구의 수도공급이 끊기며 중추절을 앞둔 대만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대만에는 므란티에 이어 16호 태풍 ‘말라카스’가 접근하면서 비상이 걸린 상태다. 초속 50m의 강풍을 동반한 채 대만을 향해 접근 중인 말라카스는 17일께 대만 동북부 지역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