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 복구가 마무리되지 않은 경주와 포항 등 경북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려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중지되고 곳곳에 도로 가 통제되는 등 시민들의 불안감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 현재 포항이 강수량 132.9㎜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경주 125.5㎜, 영천 121.5㎜, 구미 112.8㎜, 대구 110㎜ 등 적게는 40㎜, 많게는 13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이에 따라 대구를 비롯해 경북 7곳 등 모두 8개 시·군에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지난 12일 우리나라 관측 사상 가장 큰 규모 5.8 지진이 발생한 경북 경주에서는 시민 등이 복구에 힘을 쏟고 있으나 태풍에 따른 폭우로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주에는 지난 16일 오전부터 17일 낮까지 100㎜가량 내렸고 오는 18일까지 80㎜ 안팎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따라서 시민들은 지진으로 약해진 지반에 폭우까지 쏟아져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태풍으로 지붕이나 담이 허물어지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경주에서는 1천명이 넘는 공무원, 군인 등이 폭우에 대비해 지난 16일까지 지붕 기와 덮기 등 응급 복구를 했다.

그러나 지진 발생 5일이 지나도록 350차례 여진이 일어나 시민 불안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기상 당국 관계자는 “경주는 큰 지진이 발생한 진앙이라서 다른 곳보다 지반이 약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금이 간 집이나 담 등 위험한 장소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에는 폭우로 항공기와 배편이 끊기고 일부 도로가 통제되는 교통통제에 나서고 있다.

폭우로 포항공항 주변 기상이 나빠 오전 김포발 포항행 대한항공 1531편 항공기가 대구공항에 내렸고, 오후에 예정됐던 김포발 포항행 항공기 1편도 결항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북구 죽장면 하옥리 세월교가 17일 오후 2시부터 통제된 데 이어 남구 오천읍 문덕리 신광천 공사현장도 가도유실로 통제(17일 오후 2시)됐다.

북구 환여도로 1차로도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16일 밤부터 통제했고 17일 오후 1시부터는 하수역류 등 도로침수로 남구 효자동 포항공대 IC 포항방면 도로가 통제됐다.

또 형산강 범람을 우려해 둔치에 정차해 둔 차량을 긴급 대피시켰다.

포항시는 침수 취약지역도로를 경찰관서 협조로 차량통제 및 우회조치 하고 빗물 펌프장(25개소)을 운영하는 등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이 밖에도 의성군 의성읍 하천 주변에 주차된 차량 1대가 침수되고 군위군 우보면 도로에서 나무가 쓰러지는 등 폭우와 강풍으로 인한 피해도 발생했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은 저기압이 서해에서 몰려들어 18일 이른 오전까지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고 예보했다.
곽성일,김재원,정승훈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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