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와 울릉군이 친환경 에너지자립섬 구축을 위해 추진하다 주민 반발로 중단한 ‘울릉도 전기차 카셰어링 사업’의 경제성이 충분하고, 전기차 카셰어링 자체가 울릉도의 핵심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는 연구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포스코ICT와 ‘울릉도 전기차 카셰어링 시스템 도입 및 운영방안 연구’를 진행한 대구경북연구원 설홍수 박사는 20일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사업비 투자 대비 비용과 편익을 산정해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B/C는 1.24, 순현재가치(NPV)가 200억5천500만 원이 나와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선진국에서도 널리 퍼지고 있는 공유경제 모델인 카셰어링 사업은 울릉도의 새로운 핵심 관광자원으로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4년 기준 연간 관광객 26만7천 명이 찾은 44.2㎞의 울릉도 일주도로를 전기차로 두 번 정도 일주가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하면 울릉도에서의 카셰어링 사업 성공 가능성이 크다”며 “울릉도는 전기차 카셰어링 사업의 최적지다”라고 강조했다.

카셰어링 사업은 지난해 경북도 에너지 신산업발굴 TFT 활동으로 발굴했으며, 울릉읍의 고질적인 정체를 해소하고 소비량이 가장 많은 수송에너지 소비를 줄여 친환경 에너지자립섬 울릉도 구축을 위해 추진됐다.

주민들은 차량을 매각한 돈으로 출자금을 마련해 울릉군주민협동조합을 구성해 평생 무료로 전기차 카셰어링을 하고, 관광객들은 전기차로 울릉일주도로 등을 관광할 수 있게 만들 예정이다.

그러나 울릉도 주민들은 국내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탓에 택시와 관용차, 주민 차량 대부분이 4륜 구동 차량인 점을 고려하면 소형이나 경차가 대부분인 전기차로 겨울철 운행에 나선다는 것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자신 소유 차량을 팔고 전기차를 공동으로 운행한다는 개념 자체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다 버스준공영제 이후 극심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택시업계가 카셰어링 사업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설홍수 박사는 연구보고서에서 주민수용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설 박사는 “카셰어링 사업 대한 울릉 주민의 이해를 높여야 하고 이 사업이 울릉도의 장기발전에 꼭 필요함과 동시에 주민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설득시키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육지와 단절된 섬 특성상 토착민이 여론을 주도하는 울릉도에서는 특히 주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경북도도 주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과제를 대경연구원에 의뢰했으며, 연구 결과가 나오는 11~12월쯤 카셰어링 사업에 대해 공식 정책 설명회를 하고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배성수 경북도 에너지정책담당 사무관은 “폭설에 대비한 사륜구동 전기차 생산은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점을 포함해 카셰어링 사업이 울릉도에 큰 혜택을 줄 것이라는 사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먼저다”면서 “주민수용성을 높일 방안을 들고 조만간 주민들을 만나겠다”고 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