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10여 개의 지반(地盤)으로 덮여 있다. 이 지반들은 지하 용암층의 대류현상에 따라 조금씩 움직인다. 이 거대한 지반들의 경계선 주변에는 잦은 지각 변동이 일어나 이 일대를 지진대라 한다. 안데스산맥과 로키산맥, 알래스카 캄차카반도 일본열도 등으로 이어지는 ‘환태평양지진대’와 유럽대륙의 알프스산맥에서 시작, 터키, 이란을 거쳐 히말라야산맥까지 이르는 ‘횡아시아지진대’ 등은 대표적인 지진대다. 1906년 4월 18일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도 8.3의 대지진이 일어나 700여 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했다. 또 30만 명이 보금자리를 잃어버리는 등 대재앙이 발생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진이 일어난 지진대가 연결되는 태평양을 둘러싼 환태평양지진대를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해서 ‘불의 고리’라 부른다. 규모5.8로 우리나라 지진 관측이래 가장 강력한 지진인 경주 지진도 광범위한 이 불의 고리 선상에 들지 않는 지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불의 고리에서는 전 세계 지진의 90%가 일어날 정도로 지진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대한민국, 중국(광둥 성 및 푸젠 성, 하이난 성), 홍콩, 마카오,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호주 등은 해당 지진대에 직접 포함되지 않는 간접 영향권이지만 근처에 있는 일본이나 대만 등에서 강진이 일어나면 충분히 강한 여진 등으로 피해를 입을 위험이 있다.

이번에 포항과 경주 울산지역에 분포한 양산단층에서 큰 지진이 일어나면서 한반도도 안전 지역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지난 2012년 양산단층대가 살아있는 단층대, 즉 활단층이라는 지질조사 결과를 내놨지만 정부가 연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가 당시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 의견을 들어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지만 수십억을 들인 연구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데는 석연찮은 점이 있다. 이 활단층 가까이에 월성원전과 고리원전 등 핵발전 시설이 들어서 있어서 국민 불안이 우려됐기 때문일 것이다. 철저한 원전 안전 재점검과 극한의 지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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