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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우리나라 지진 관측이래 가장 강력한 지진이 경주에서 발생한 지난 12일 이후 우리 국민의 지진에 대한 공포심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진앙지 부근인 경주를 비롯해 포항, 대구, 울산, 부산 등 동남부권 영남지역 주민들에게는 지진에 대한 트라우마까지 생겨나고 있다.

일본의 지진 발생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온 우리가 이번 경주 지진으로 지진의 위력이 어느 정도이며 그 파괴력이 어떠한가를 분명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같은 날 청와대서 야당대표들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 핵 저지를 위한 우리의 유일한 국방수단인 사드의 국내 배치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어느 날 김정은이 쏜 핵폭탄이 서울 한복판에 떨어져 40~50만 명이 죽는 대참사를 겪고 나서야 이들은 사드를 배치하자고 할 것인가?

대한민국 국방전략의 가장 큰 이슈인 사드 배치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자중지란은 정부의 국방시책에 딴죽을 걸며 반대만 해온 야당과 진보주의자들에게는 북의 핵 공격이 여태껏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라고 안이하게 생각해온 국민의 지진관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북의 핵 공격과 지진은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덮칠지 모른다.

우리 국민은 무엇이든 겪어 보고 무서운 참상을 입고 난 다음에야 정신을 차리는 국민성이 안타깝기만 하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2년 전인 1590년 일본에 통신사로 갔다 온 서인의 정사 황윤길은 일본이 많은 병선을 준비하고 있어 반드시 조선에 큰 병화(兵禍)가 있을 것이라고 조정에 보고했다. 반면에 동인의 부사 김성일은 일본이 조선을 침입할 조짐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도요토미는 사람됨이 쥐와 같은 형상이라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행했던 서장관 허성은 동인이었으나 서인인 정사 황윤길과 의견을 같이했고, 김성일을 수행했던 동인의 황진도 황윤길의 견해에 찬성했다.

이같이 상반된 보고를 접한 조정의 백관들 사이에도 동인과 서인의 당파로 갈라져 사실의 여하를 따지지 않고 자당(自黨)의 사절을 비호하여 결국은 동인 김성일의 의견을 따랐다. 이 때문에 이이(李珥)의 10만 양병설의 주장 등에 영향을 받아 전국의 각 요충지역에 성을 쌓는 등 왜군의 침범에 방비를 서두르던 국방대책마저 중지시켜 버렸다.

이로부터 2년 후 임진왜란이라는 조선 건국 이래 최악의 병화를 국민은 입었다.

혹자는 지금의 국내외 상황이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과 흡사하다고들 한다.

야당은 왜 사드 배치를 그토록 반대하고 있는가? 만에 하나 김정은이 핵폭탄을 서울이나 남한의 다른 지역에 터트린다면 이를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 그냥 앉아서 핵폭풍을 맞을 것인가? 국내에 사드 배치를 저지하고 있는 저들은 대책 없는 반대만의 목소리만 외쳐대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이들이 내세우는 사드 반대 이유는 중국이 반대하기 때문에 중국의 비위를 거스르면 우리 경제에 큰 시련이 있기 때문이라든가, 또 북한에 협상을 통해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소하면 된다는 식의 주장을 펴고 있다. 또 진보 좌파 쪽 사람들은 북한의 핵 개발은 동일 민족인 우리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고 미국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우리는 북의 핵 공격과는 무관하다는 어처구니없게도 북측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억지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

우리가 진도 5.8의 강진을 경험한 후에야 비로소 지진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깨닫듯이 김정은의 핵폭탄도 직접 경험하고 난 뒤에야 대책을 세울 셈인가.

이젠 시간이 없다. 국가적 대전략인 사드 배치로 북의 핵 방어망을 둘러쳐야 할 시점에 왔다. 이 시기를 태만하거나 놓치게 되면 우리는 또 한 번 임진왜란이나 한국전쟁과 같은 전 국토가 초토화되는 참상을 맞게 될 운명에 놓이게 된다.

이제 우리는 김정은의 핵 공격에 가만히 앉아서 죽던가 아니면 우리의 후손들에게 이 땅을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할 것인지의 양자택일을 해야 할 시점에 왔다.

국가가 있어야 국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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