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위나라 혜문왕은 부국강병을 위해 천하의 인재들을 구하고 있었다. 혜문왕이 발탁한 인물 중에는 방연과 손빈도 있었다. 이 두 사람은 종횡가 원조인 귀곡자 밑에서 동문수학한 친구 사이였다. 공명심이 강했던 방연이 먼저 하산, 혜문왕에게 발탁돼 대장군이 됐다. 하지만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손빈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한 방연은 혜문왕 앞에서 한 번도 손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위나라에 들린 묵자의 제자 금활리가 혜문왕에게 방연의 동문 친구 손빈이 출중한 인물이라는 것을 이야기 했다. 혜문왕은 방연을 불러 물었다. “경의 친구 손빈이 출중하다고 하는데 왜 이직까지 부르지 않았소” “손빈은 제나라 사람입니다. 위나라와 제나라는 적대관계인데 그를 초청한다 해도 그는 자기 조국인 제나라를 먼저 생각할 겁입니다. 그래서 안 불렀습니다” “그런 논리라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 사람이 아무리 뛰어나도 전혀 쓸 수 없다는 것 아니오” 혜문왕의 질책에 방연은 어쩔 수 없이 손빈을 불렀다.

손빈이 방연보다 뛰어남을 간파한 혜문왕은 손빈을 부군사로 임명, 군사 방연을 돕게 했다. 방연은 혜문왕에게 형제와 같은 손빈을 자기 아래 둘 수 없다며 우선 객경의 자리를 준 후 손빈이 공을 세우면 자신의 자리를 양보하겠다고 했다. 손빈을 위하는 척 한 방연의 건의에는 기회를 봐 그를 제거하려는 흉계가 숨어 있었다. 결국 손빈은 방연의 음모에 말려 정강이 뼈를 베는 형을 당해 기어 다니는 불구자가 됐지만 금활리의 도움으로 제나라로 탈출했다.

손빈은 제나라 대장군 전기와 합세, 위나라 군대를 쳐부수고 방연을 죽여 복수에 성공했다. 동문수학의 절친 사이였지만 지나친 권력욕에서 비롯된 질투와 시기심이 친구 사이를 원수지간으로 갈라놓았다.

한참 잘 나가던 두 검사장이 친구 때문에 ‘부패검사’로 낙인찍혀 몰락의 수렁에 빠졌다. ‘스폰서검사’와 ‘주식대박검사’가 몰락의 주인공들이다. 절친들의 ‘뇌물성 호의’에 판단력이 마비된 것이 화근이었다. ‘손빈과 방연의 고사’를 생각하게 하는 악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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