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창조공간 조성해 청년예술가 모이는 지역 만들 것

근대산업유산인 옛 KT&G 연초제조창을 리모델링해 만든 대구예술발전소(대구시 중구 수창동)가 국내 최고 수준의 청년 실험 예술 창작센터로 재탄생할 날도 멀지 않았다.
올해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무엇보다도 대구시가 ‘2017년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된 것을 꼽지 않을 수가 없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전국에서 가장 으뜸가는 문화예술도시 도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3대 문화권(신라·경주, 가야·고령, 유교·안동)이융합된 곳이며, 전후(戰後) 문학을 비롯한 근·현대 문화예술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국가 공연문화의 지역거점 역할을 수행할 공연인프라 보유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지자체 중 유일하게 공연산업 육성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순수문화예술 육성에 본격나서고 예술인력을 키우는 청년 예술가들이 모이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대구가 중국의 창사시, 일본 교토시와 함께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지정된 과정과 배경, 그리고 향후 비젼 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동아시아 문화도시 선정, 지역관광산업 발전 기대

대구시는 지난 7월 21일 ‘2017년 동아시아문화도시 선정’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유치제안 설명회 및 심사(창원, 익산, 전주 등 신청)에서 한국에서는 대구시가 최종 선정됐다. 중국은 창사, 일본은 교토가 선정됐다.

동아시아문화도시는 2012년 5월 중국 상해에서 개최된 ‘제4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 각국 문화부 장관들이 3국의 오랜 갈등과 반목을 도시 간 문화교류와 협력으로 해소해 나가기 위해 합의한 데서 비롯됐다. 이후, 매년 한·중·일 각 나라의 문화를 대표하는 도시 한 곳을 선정해 연중 문화교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2017년 동아시아문화도시 선정을 위한 심사에서 위원들은 대구시가 다수의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고 문화시설 및 교통 인프라와 해외 문화교류실적 등이 우수하다는 점과 지역 고유의 문화 특성을 활용한 세부행사 프로그램을 준비한 점 등을 높게 사서 2017 동아시아문화도시 행사 개최지로 적합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중국 창사는 후난성에 위치한 인구 700만의 내륙도시이고, 교통이 발달되어 있으며, 전자, 기계, 식품, 방직 등이 발달한 종합 공업도시이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 교토는 한국과 시간대가 동일한 인구 150여만명의 도시며, 아름다운 벚꽃과 전국적인 학술·문화 도시로, 교토대학외에 많은 대학과 박물관·미술관·국제회관 등 문화시설이 있으며, 대표적인 여름축제인 기온마츠리(국민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축제)는 일본 3대 축제중 하나이다.

대구시는 동아시아문화도시 선정을 계기로 대구의 문화예술과 관광자원을 중국과 일본에 더욱 널리 알리는 한편 대구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10월 개·폐회식과 핵심 사업기간내 기간 내에 10개 프로그램을 비롯 총 28개 프로그램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이미 전담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순수문화예술 육성에 본격 나서, 민선6기 동안 예산 3배로.

대구의 문화적 특성으로는 △ 지자체 중 유일하게 공연산업 육성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선정 △ 국가 공연문화의 지역거점 역할을 수행할 공연인프라 보유 △ 한국 문화예술계 유명인사 배출의 요람 등을 내 세울 수 있다.

오페라하우스(국내 최초) 등 대공연장 11개(타 도시 평균 2개) 등 특화 공연장이 있고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1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13회) 등 아시아 최초 전문축제도 성공리에 열리고 있다. 지방 최대 예술단으로 시립예술단과 대구예총을 포함한 법인·단체가 다수 있다. 특히 종합예술의 모태인 문학(이상화·유치환·이육사·김춘수·현진건·구상), 음악(박태준·현제명·권태호), 미술(이인성·이쾌대·서병오) 등의 예술인을 배출해 냈다.

대구시는 올해 ‘문화예술로 흥하고 흥나는 대구’를 건설하기 위해 △대한민국 공연문화 중심도시 △청년이 예술을 일자리로 삼을 수 있는 도시 △시민이 주인공 되는 생활문화도시 조성에 적극 나선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올해 순수문화예술 분야의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23% 증가한 961억 원을 편성했으며, 향후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민선6기 동안 순수문화예술 예산을 3배로 증액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청년들이 문화예술을 일자리로 삼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쓸 예정이다.

올해를 ‘청년 대구 건설’의 원년으로 삼은 대구시. ‘더 젊고 역동적인 대구건설’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대구시의 문화 관련 부서에서도 할 일은 많다. 지역에서 배출된 꿈과 희망이 있는 유망 청년예술가들을 대상으로 ‘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 파견’, ‘차세대 문화예술 기획자 양성과정’, ‘청년예술가 육성지원’, ‘대구권미술대학 연합졸업 작품전’, ‘텐-토픽 프로젝트’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운용한다. 청년예술가, 청년기획자들을 키우기 위해 올해 대구시가 시도하고 있는 시스템들을 알아본다.


◇청년 예술가들이 모이는 도시로. 예술전공자만 연 2천여 명 배출.

대구에서는 매년 음악, 미술 등 2천여 명의 예술전공자들이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취업, 학업 등을 위해 청년들이 타지역으로 떠나고 있는게 현실이다. 청년예술가들이 굳이 떠나지 않고 지역에서 꿈과 희망을 키울수 있는 ‘문화예술을 일자리로 삼을 수 있는 문화 창조 환경조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 파견 = 올해 처음 실시되는 독일 베를린에 파견하는 사업(일명 ‘DaBe Network사업’)은 세계적인 예술가 육성을 목적으로 대구와 베를린 두 도시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시각예술 분야와 공연예술 분야에 유망한 예술가를 선정해 1년간 파견하는 사업이다. 지난 2월초 공모를 통해 청년예술가를 선발, 올해 6월부터 내년 5월까지 1년간 파견할 계획 아래 미술작가 1명과 큐레이터 1명, 공연예술 분야 4~6명을 선정해 파견하게 된다. 중국 최고의 미술대학인 중국미술학원을 중심으로 한·중 작가간 교류와 문화예술 체험을 통해 국제적 예술감각을 키우고 세계무대에 데뷔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청년예술가 육성지원, 차세대 문화예술 기획자 양성과정 = 청년예술가육성지원사업은 만35세 이하의 청년예술가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선발한다. 이 사업은 음악, 무용, 연극, 전통, 시각예술 등 5개분야의 차세대 예술인력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장르별로 2~3명을 선발해 2년간 월 80만원의 재정지원과 함께 멘토링, 홍보 등 다각적인 지원을 하게 된다.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실무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차세대 문화예술 기획자 양성과정’도 운영한다. 만 40세 미만의 문화예술 전문인력 희망자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선발한다. 성적 우수자 5명에게는 ‘해외연수’의 특전도 제공한다.

△창작스튜디오 운영 = 대구에서 청년들이 예술을 일자리로 삼을 수 있도록, 청년예술가가 작가로 데뷔하고 창조적인 작품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가창창작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폐교를 미술 창작공간으로 조성해 유망한 신진 예술가들에게 창작공간을 제공하는 가창창작스튜디오는 지역의 젊은 미술작가의 창작산실이 되고 있다. 국내작가 10명, 국외작가 6명 등 모두 16명의 국내·외 작가가 입주해 1년 동안 숙식을 제공받고 있으며 월 30만원의 창작지원금과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등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텐-토픽 프로젝트 =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운영하는 텐-토픽 프로젝트(Ten-Topic Project)는 청년 예술가 30명 정도에게 창작스튜디오 입주기회 제공과 매월 창작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공연예술·시각예술 분야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특히 올해부터 지역 청년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6개월이던 입주기간을 11개월로 연장했다. 지역위주 공모에서 전국단위의 유능한 예술가들이 주목할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인 것이다.

이와 함께 대구시는 올해 청년예술가들에게 안정된 창작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도시철도 3호선 달성공원역 인근 대구예술발전소옆 옛 KT&G 사옥 2동 17개실을 30억원을 투입해 예술창작공간으로 만들어 문학, 미술분야 등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시민예술교육공간으로 조성, 인근의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운영중인 ‘텐-토픽프로젝트와 연계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운영함으로써 참여 예술가 간 소통과 협업을 이끌어내며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실험적인 예술작품이 만들어 질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는 문화예술의 도시다. 지역에는 많은 청년 예술가들이 배출되고 있고 젊은 예술가들이 떠나는 도시는 희망이 없다. 유망한 청년예술인들이 지역에서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문화예술창조환경을 만들어 내고 청년예술가와 기획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을 토대로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해 나가 문화예술로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데 전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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