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가 다른 혁명가들과 달랐던 것은 책 읽기와 글쓰기를 정치적 행위이자 삶을 확인하는 행위로 인정한 것이다. 체 게바라는 마르크스 레닌, 마오쩌둥 혁명가의 책도 읽었지만 2천 권이 넘는 그의 서가에는 헤로도토스의 ‘역사’, 플라톤의 ‘대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세르반데스의 ‘돈키호테’ 등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었다. 게릴라 생활 중에도 그의 배낭 속엔 항상 책이 들어 있었다. 그는 책을 통해 세상과 인간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키웠고, 남들보다 더 높은 도덕성과 유연한 사고를 갖출 수 있었다. 체 게바라는 책에서 인간을 배웠고, 인간애를 실천했다. “그이는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었어요. 어디서 어디로 이동하든 손에서 책이 떠난 적이 없었어요” 게바라 두 번째 부인의 회고담이다.
“나는 대학을 못 다녔지만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어요. 그것은 모두 어려서부터 읽었던 책 덕분입니다. 초등학교 때 이미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도스토엡스키의 ‘죄와 벌’ 등을 일본어로 읽었어요. 지금도 ‘문예춘추’ 등 일본 문예지를 많이 읽어요. 책을 꾸준히 읽었기 때문에 ‘웃으면 복이 와요’ 원고도 쓸 수 있었어요. ‘배 수한무…’로 시작되는 히트작도 책을 뒤져서 직접 썼어요” 최근 고인이 된 ‘국민코미디언’ 희극황제 구봉서가 생전에 한 인터뷰서 밝힌 말이다. 독서는 최고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