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개선·수익성 상품개발 공기업 혁신 앞장…작년 매출 101억원 ‘역대 최대’

방만한 경영을 개선하고 골퍼들이 선호하는 상품개발로 수익성 최고의 향토기업으로 거듭나고 문경레저타운.

공기업인 문경레저타운(대표 이인환)은 2006년 문경시 마성면 외어리 일대에 18홀 대중골프장(문경GC)을 개장한데 이어 2012년에는 문경읍 고요리에 66실 규모의 문경새재리조트를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대중골프장임에도 불구하고 회원제골프장에 비해 손색없는 코스품질과 단조롭지 않고 적당한 난이도를 지닌 문경GC는 단산과 봉명산으로 둘러쌓인 풍광 좋은 골프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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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환 대표이사
△회사의 부실화와 변화의 시작

하지만 일부 공기업의 예에서 보듯이 문경레저타운에도 경영에 무지한 정치권 인사가 낙하산식으로 대표이사 자리를 차지하는 등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들 대표이사 가운데는 부실경영 뿐 아니라 배임행위나 각종 구설수에 올라 임기도 채우지 못하고 사임하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2013년 11월 현 이인환 대표이사가 경영을 맡으면서 문경레저타운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전임 사장들과는 달리 전문 경영인 출신인 이 사장은 회사가 가야할 목표를 ‘수익성 최고의 향토기업’으로 정의하고 회사를 바로잡는데 착수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이인환 대표이사는 KDB대우증권에서 재무관리부장,기업금융팀장,인사노무팀장 등 요직을 두루거치며 17년간 종사했으며,이후 유진투자증권 경영지원본부장 등으로 경영전반을 이끌기도 했다.

미국 재무분석사(CFA)자격증을 소유한 그는 항공대 경영학 박사이다.

△회사의 정비

대부분 공기업이 구조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인 상위직급이 과다한 인력구조와 이들 고임금 상위직의 무사안일은 회사의 발목을 잡는 족쇄였지만 과거 어느 누구도 이를 개선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인환 사장은 다른 공공기관보다 앞서 2014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동시에 명예퇴직제도를 시행하여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했다.

또한 전무이사보다 높았던 상위직급의 급여 수준도 하향 조정한 것이다.

해당 직원의 설득과 노동조합과의 협상에서 이인환 사장이 직접 나서 잡음 없이 구조조정을 마무리했고 결과적으로 조직의 평균 연령대를 낮추고 승진기회를 마련하여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었다.

직원 근무평가제도도 혁신했다.

회사의 목표 달성은 각각의 직원들이 각자의 하위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때 가능한 것이지만 과거 객관적이지 못한 근무평가제도는 상위직급 직원의 무사안일을 조장하고 하위직급 직원의 의욕을 떨어뜨리기만 할 뿐이었다.

이인환 사장은 기존의 평가제도를 전면 개정하여 회사의 실적 달성을 위해 개인이 달성해야 할 성과목표(KPI)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공정하게 평가될 수 있도록 했다.

이 사장은 ‘한 손에 계산기, 한 손에 술병’을 늘상 주창했다.

이것은 이성적 접근과 감성적 접근의 조화를 의미하며 협상과 중재의 달인으로서의 그의 면모를 나타내는데 실제 문경시로부터 골프장과 리조트 주변 인프라 투자를 이끌어 냈다.

2015년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상 과정에서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미리 방지하고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수익성 향상을 위한 전략

회사가 어느 정도 정비된 후 다음 과제는 수익성 향상이었다.

소비경기 침체와 골프장간의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회사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차별적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였다.

그간의 수동적 영업관행을 버리고 체계적인 영업전략이 필요했다.

국토의 중앙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살리고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있는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패키지 상품의 주력화, 전국단위 단체 모임 유치, 요일별 시간대별 그린피 차등제 확대 전략을 추진했다.

① 패키지 상품 주력화

리조트는 2012년 개장 이후 줄곧 적자요인으로 지적되어 주주기관에서는 저가로라도 매각할 것을 권고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인환 사장은 운영의 묘를 살린다면 골프장과 리조트가 함께 공생할 수 있다고 믿었다.

회사는 골프와 리조트 묶음 상품인 패키지 판매에 주력하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숙박비와 2일차 그린피를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였고 이 전략은 주효했다.

패키지가 전년 대비 2천500팀 증가해 골프장 내장팀 증가(1천400팀)를 견인했고, 리조트 가동율과 매출을 높일 수 있었다.

특히 골프장은 매출대비 마진율이 높아 내장객 증가가 영업이익 상승으로 직결됐다.

② 전국단위 단체모임 유치

회사가 위치한 문경은 골프의 최대시장인 수도권에서 멀었고 리조트는 연회장이 협소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발상을 전환하여 전국 단위의 소규모 단체나 동창 모임 등의 유치에 주력함으로써 오히려 국토의 중앙에 위치한 지리적 잇점을 살리고 연회장의 협소함을 극복할 수 있었다.

③ 요일별, 시간대별 그린피 차등제 확대

골프장의 그린피를 종전의 일반-조조할인 2단계에서 선호도에 따라 시간대별 4단계로 차등했으며,주중 역시 월~목 그린피와 금요일 그린피를 차등했다.

그린피 차등화 전략으로 차별화된 적정가격을 선제적으로 제시하여 고객을 선점하고 잔여타임 할인판매를 근절할 수 있게 됐다.

이인환 사장은 전략의 수립과 실행 뿐 아니라 그 결과를 확인하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하루도 빠짐 없이 경기진행, 코스상태, 식음, 서비스, 주변환경에 대한 고객의 의견을 수렴하여 즉각적으로 시정했다.

모든 영업계획과 그 실적이 구체적인 숫자로 나타나도록 했으며, 예약현황과 예상매출액, 회사의 손익을 항시 확인하면서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영업 대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수익성 최고의 향토기업으로 거듭나다.

각고의 노력은 결국 2015년에 결실을 맺었다.

방만하게 운영되던 공기업을 취임 시 약속한 ‘수익성 최고의 향토기업’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101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은 물론 당기순이익 8억원(영업이익 9억)을 달성해 10억원 이상의 누적적자를 2억5천만원으로 감축했으며, 2016년에는 주주배당이 가능한 흑자기업으로의 재탄생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적자의 주된 요인이었던 리조트의 가동율을 63%로 끌어올려 매출액도 전년 대비 3억이 증가된 21억을 기록함으로써 과거의 부진을 떨치고 기업 역량을 더욱 공고히 했다.

자체 수익창출 뿐 아니라 연간 골프장 내장객 8만명, 리조트 내장객 6만명으로 지역의 식음, 관광산업에도 직·간접적인 기여를 하고 있으며 시설 및 식음관리 인원으로 지역민 59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시민주회사인 문경관광개발과의 카트공동사업을 통해 지역민 주주배당의 재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지속해 오고 있다.

또 회사는 문경의 장학사업과 결식아동돕기,불우이웃 돕기에 적극 협력하는 등 향토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렇듯 한국광해관리공단이나 강원랜드가 출자한 다른 대체산업 법인들의 부진과 대비되는 문경레저타운의 혁신사례는 공기업의 운영에 있어 모범적 사례로 남기기에 충분하다 하겠다.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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