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영화와 책을 사랑하는 시인이다. 좋은 영화를 보고 시인의 감성으로 아름답게 소감을 그리며, 심리상담사로서 영화의 통해 인간의 아픈 내면을 고찰하고 치유할 수 있는 ‘심장소리’를 들려준다. (미국의 소설가 레이먼드 카버의 글 ‘작가란 타인의 심장소리를 듣는 자‘에서 책의 제목을 빌려왔다)rladms


“나는 여기에 실린 영화들을 보고, 때로는 영화에 대해 글을 쓰면서 가끔씩 나를 찾던 불청객, 우울증이 어느 틈엔가 사라졌음을 알았다. 마음의 감기라고는 하지만, 가끔씩 나를 찾아와 괴롭히던 우울함과 무기력의 시간들이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돌아보니, 세상은 좀 더 밝고 따뜻한 곳, 살고 싶은 곳으로 바뀌어 있었다. 영화에는 그렇게 치유의 힘이 있는 것이다.”

저자는 50편의 영화를 바탕으로 담담히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거나 어둠만을 노래한 것은 아무리 잘 만들었다고 해도 싣지 않았다. 이유는 분명하다. 사랑하는 딸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이며 나의 딸 역시 내가 그랬듯, 영화를 보고나서 세상의 어둠이 아니라 빛을 더 만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에 대한 평을 이렇게 아름답게, 가슴 저리게, 깊이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에 감동과 치유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옛날 영화 ‘라이프’와 ‘이유 없는 반항’ 등을 통해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미라클 벨리에’와 ‘종이달’로 꿈과 그 여자의 욕망을 이야기한다.

영화 ‘불의 전차’와 ‘안나 카레니나’ 등을 통해서는 인생을 논하기도 한다. ]

이 외에도 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담은 ‘그레이트 뷰티’와 인간답게 산다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지미스 홀’ 등을 통해 영화가 인간을 위로하고 내면화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할아버지는 아이리스에게 말한다. ‘영화에 보면 주연배우가 있고, 옆에는 친한 친구가 있기 마련이잖소. 당신은 확실히 주연배우감이요. 하지만 왜 조연인 친구 역할처럼 행동하고 있나요?’ 저자는 “오래도록 나는 이 대사가 마음에 남았다. 그 후로도 쭉 이 물음을 기억하고 살았던 것 같다”고 실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자꾸만 잊어버리고 조연인 듯 행동하는 나를 돌아보곤 했다는 것.

저자는 “두 아이를 키우며 뒤늦게 세 번의 도전 끝에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시집을 내고, 심리학 공부를 하고, 독서모임을 하고, 또 다시 두 권의 책을 출간하기 위해 원고를 쓰고 있는 지금, 나를 이끌어온 힘은 바로 이 영화가 던진 질문이 아니었을까”하고 프롤로그를 통해 전했다.

한편, 영남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대구에 거주하고 있는 저자 김은경은 오랜 기간 혼자 영화를 보고, 글을 썼다. 아이를 키우며 동시를 써서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됐고, 나이가 들어서는 심리학을 공부해, 심리상담사가 됐다. 초등학교와 문화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시선’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사랑의 방식’과 그림 동시집 ‘머리카락 보일라(근간)’가 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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