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균 경북교통방송본부장

일전 방 안에서 지진으로 크게 흔들림을 느끼고 당황했다.
지진이 바꿔놓은 풍경도 나날이 새롭다.
생존 배낭을 준비해야 한다는 등….

우리 지역 경주의 경우 지진의 진원지이다 보니 피해가 크다.

정부에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복구 작업이 한창이지만 욕속부달(欲速不達)이란 말이 있듯이 너무 서두르면 오히려 도달치 못하니 이번엔 건성으로 하지 말고 차근차근해서 이후로도 어지간한 지진에 견뎌 낼 수 있게 복구되었으면 좋겠다.

경주는 8세기 통일신라시대 서라벌로 큰 도시를 이루었고, 당시 당나라 수도 장안과 사라센제국의 수도 바그다드, 동로마제국의 콘스탄티노플과 함께 세계 4대 도시로 군립 했고, 도시의 역사만큼이나 많은 보물과 유적을 품고 있는 지역이라 우리의 마음이 더욱 안타깝다.

옛 문헌에도 경주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되었다는 기록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현재 살고 있는 지역주민의 대부분은 평생 처음 겪어보는 강도 높은 땅의 흔들림을 체험하고 아직도 불안해하고 있다.

걱정거리가 생기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은 삼가야 함에도 근거 없는 유언비어로 지역주민을 자극하는 문자와 사진이 SNS로 유통되고 있다니 참으로 온당치 못한 일들이 벌어진다 싶어 걱정스럽다.

오늘날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대중미디어 시대에서 개인미디어 시대로 진행되면서 정보 과잉 시대로 흘러가고 있는데, 일견 편리한 세상이 된 듯 하나 그에 상응해야 할 만큼의 번거로움도 새롭게 생겨났다. 이를테면, 이 정보가 참인가 거짓인가 양질인가 저질인가를 매번 구별해서 수용해야하기 때문이다.

방송미디어는 비주얼과 스타일로 무장한 TV가 대세를 잡은 지오래 되었고 상대적으로 라디오는 올드한 매체로 인식된 것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지역에서 재난재해를 겪어본 후 라디오 매체에 대한 인식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음을 현장에서 느낀다.

사실 라디오가 방송의 모태이고 20세기 초 라디오가 발명될 때에도 사람을 구하기 위해 태어났다.

경북교통방송은 포항, 경주, 영덕, 울진지역과 동해 해상을 가청권역으로 하루 20시간 교통정보와 함께 다양한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공영방송으로 공익을 추구한다.

아울러 재난재해시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여 지역사회 가까운 이웃으로 자리 잡아 높은 청취율과 함께 지역주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저간엔 가청권역내 수백 명의 교통통신원들이 빠르고 정확한 교통정보와 함께 재난 재해 정보를 시시각각 제보하고 이를 리얼타임으로 송출하고 있으며, 자체 제작 편성 비율이 거의 80%에 이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교통통신원들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역주민들에게 교통정보를 제공하여 지역사회 교통안전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으로 봉사하고 있는데 이들이야말로 우리 사회 진정, 건강한 시민의 표상이 될 만하다.

교통방송은 일상에서도 사랑받는 매체지만 작년 메르스사태나 이번 지진사태에서 보았듯이 재난재해 방송에도 경쟁력이 입증된 매력적인 미디어다.

앞으로도 지진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어려운 일을 많이 겪은 뒤에 나라가 부흥한다 말도 있지만 그것이 쉬이 오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은 관련 분야 과학적 원천 기술력 확보가 시급해 보이고

생명과 안전에 관한 가치, 그리고 상생의 의미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고 이를 꾸준히 실천해야만 지진 보다 더 큰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생명, 안전, 상생은 교통방송이 추구하는 아젠다 이다.

일상에서 라디오를 보다 더 가까이하고 재난재해를 대비해 이번 기회에 집집마다 트랜지스터라디오 한 대쯤은 마련해 두 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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