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실패한다.나는 항상 시도한다. 나는 항상 물거품이다. 나는 항상 신비하고 절망한다. 나는 항상 이유다. 나는 항상 결론이고 거의 없다. 나는 항상 무한하고 있다. 나는 항상 결정적이고 온다. 멀어져가는 대상에 대하여 나는 항상 단정하고 대상이다. 나는 항상 불가능하고 없다. 홀로 던져져 있다. 나는 항상 마주하고 적이다. 흑이고 백이다. 더 많은 색깔이 필요하다. 더 많은 삭제가 필요하다. 나는 항상 흘러넘치는 선물. 거리 곳곳을 옮겨 다니는 식물. 어떤 시각이든 필요하고 어떤 청각이든 고통을 빼먹는다. 핑계가 아니면 변명으로. 흐름이 아니면 덩어리로. 액체가 아니면 젤이라도 바르고 나타나서 밤을 움직인다. 밤에 움직인다. 나는 항상 서 있다. 거의 죽어 있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묵직하게 달아나는 영혼을 붙잡고 있다. 돌로 눌러놓고 있다.


<감상> 내가 네게 모든 의미이듯 너에게도 그럴까, 그런 의문에서부터 모든 것은 실패한다 분수보다는 물거품에 가깝고 신비보다는 절망에 가까운 것……의미, 보이지도 않는 걸 보려고 눈 부릅뜨다 보면 정말 보이는 게 있다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는 것, 때로는 실패가 약이다. (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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