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32라운드가 끝난 뒤 포항스틸러스 감독으로 복귀한 최순호감독이 빠른 템포의 패스와 전방에서의 강한 압박을 선보이며 첫단추를 제대로 끼웠다.

포항은 지난 2일 성남 탄천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경기서 심동운의 선제골과 무랄랴, 문창진, 오창현의 릴레이골을 앞세워 피투의 만회골로 맞선 성남을 4-1로 꺾었다.

포항에 승리할 경우 상위스플릿 진출도 가능했던 성남이었기에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드러냈지만 빠른 템포의 패스와 팀워크로 똘똘 뭉쳐진 포항의 벽은 높았다.

지난 2004년 포항을 떠난 뒤 12년만에 복귀한 최순호감독이 이번 경기에서 선택한 것은 자신감과 템포였다.

윙백으로 뛰었던 강상우를 윙어로 내세우는 대신 김준수를 윙백으로 세웠지만 출전선수와 전술적인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포항은 올시즌 내내 보여주지 못했던 빠른 템포의 패스를 선보이며 성남의 강한 압박에 맞불을 놨다.

무엇보다 시즌 내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팀워크가 과거처럼 단단하게 뭉쳐진 것이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그 중심에는 스트라이커 양동현이 있었다.

양동현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팀이 만든 4골중 3골에 직접접으로 기여할 만큼 득점왕 경쟁보다는 팀 승리에 모든 것을 바쳤다.

경기는 성남의 강한 압박으로 시작됐지만 전반 15분을 지나면서 포항 분위기로 이끌어 왔다.

전반 6분 성남 김동희가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리며 위협을 가했지만 포항은 15분 무랄랴의 중거리 슛을 시작으로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21분 양동현이 성남 아크 정면서 옆으로 내준 볼을 무랄랴가 다시한번 강력한 슈팅을 날리며 조준선 정열을 마친 포항은 22분 심동운이 페널티킥을 빼냈다.

22분 성남 왼쪽으로 빠진 양동현이 박스안쪽으로 쇄도하던 심동운에게 땅볼 연결한 것을 잡아 돌파하는 순간 성남 수비수 임채민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은 포항은 심동운의 강한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선제골로 기세를 올린 포항은 공세의 강도를 높였지만 36분 성남 피투가 마법같은 코너킥 골을 성공시키며 전반을 1-1로 마쳤다.

포항은 후반 시작과 함께 가벼운 부상을 입은 심동운 대신 라자르를 투입시켰고, 이 변화는 곧 승리로 이어졌다.

오른쪽 윙어로 나선 라자르는 투입되자 말자 성남 수비라인을 마구잡이로 흔들며 파고들었고, 2분 라자르의 슛을 시작으로 성남 골문에 슈팅세례를 퍼부었다.

9분 라자르의 헤딩슛을 성남 골키퍼 김동준이 쳐내자 양동현이 달려들어 골로 연결시켰지만 오프사이드 선언을 받은 포항은 불과 2분 뒤 무랄랴의 환상적인 중거리 골이 터져나왔다.

라자르가 전방을 헤집는 과정에서 상대수비로 부터 떨어져 있던 무랄랴는 후반 11분 문창진이 성남 박스 오른쪽서 뒤로 내준 볼을 잡아 그대로 슛, 성남 골키퍼 손을 넘어 그대로 골망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무랄랴의 추가골은 경기 판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날 상위스플릿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성남은 공격라인을 더욱 위로 올렸고, 포항은 뒷공간을 파고 들었다.

성남은 실빙요와 정선효, 이창훈을 잇따라 투입하며 반격을 노렸지만 포항은 33분 김준수 대신 발빠른 오창현을 투입하며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

오창현 투입이후 공세의 강도를 더욱 높인 포항은 35분과 42분 라자르가 잇따라 좋은 슛을 날린 뒤 43분 문창진이 세번째 골을 뽑아냇냈다.

43분 양동현이 성남박스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밀어준 볼을 오창현이 잡아 문창진에게 내주자 그림같은 왼발 발리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성남은 이 골로 완전히 전의를 잃었고, 포항은 47분 성남 아트 안쪽에서 라자르가 넘어지며 내준 볼을 오창현이 잡아 네번째 골로 연결시키면서 대미를 장식했다.

시즌 12골로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양동현은 후반 49분 회심의 슛을 날렸지만 옆그물에 맞고 말았다.

같은 날 1위 전북을 홈으로 불러 맞붙은 상주상무는 전반 21분 윤동민의 선제골로 올시즌 무패의 전북에 첫 패배를 안겨주는 듯 했으나 31분 김신욱에게 만회골을 내주면서 1-1무승부를 기록했다.

상주는 이날 무승부로 승점 42점을 확보하며 6위를 지켜 팀 창단후 최초로 상위스플릿에 진출하게 됐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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