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경부선 17편 운행중단, 제주에선 항공승객 6천500명 발 묶여

제18호 태풍 ‘차바’로 5일 항공기 결항이 속출하고 KTX가 멈춰서는 등 제주를 비롯한 영호남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

KTX는 오전 10시 52분께 울산역 부근에서 단전사고가 일어나 서울행 상행선 열차 7편을 비롯해 상·하행선 17편의 열차가 오후 1시 42분까지 운행이 중단됐다.

단전사고는 울산역 북쪽 부근 철길 위 도로에 설치된 난간이 바람에 날려 전차선 위에 떨어지면서 일어났다.

경부선 원동역∼물금역 구간과 동해남부선 호계역∼모화역 구간에서는 토사유입과 침수로 무궁화호와 새마을호의 운행이 오전 한때 중단됐다.

제주공항에서는 강한 바람과 폭우로 이날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출·도착 항공기 42편이 결항됐다.

이 때문에 승객 6천500여 명의 발이 묶여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공항 측은 태풍이 지나간 뒤 임시편 11편을 투입해 결항편 승객들을 목적지로 태워 날랐다.

부산 김해공항에도 이날 오전에만 36편 결항됐다. 대한항공을 비롯해 각 항공사는 전날인 4일 태풍에 대비해 강풍에 항공기가 뒤집히지 않도록 연료를 가득 채우고 항공기 결박 상태를 확인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광주공항에서는 제주에서 출발해 오전 9시 30분 도착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KE1902편과 오전 10시 5분 광주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는 KE1902편 두 편이 결항됐다.

김포에서 여수공항으로 가는 항공편과 무안공항을 떠나 제주로 가는 항공편도 결항했다.

섬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도 곳곳에서 중단됐다.

오전 6시 30분부터 목포 여객선터미널을 오가는 24개 항로, 48척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여수에서 남해 각 섬을 잇는 16개 항로의 여객선 24척과 완도항을 이용하는 14개 항로의 21척 여객선도 발이 묶였다.



부산∼대마도, 부산∼후쿠오카를 오가는 국제 여객선 2개 항로도 운항을 중단했다.

포항∼울릉, 통영∼욕지 등 국내 대부분의 여객선 운항이 이날 오전 북상한 태풍 ‘차바’로 운항이 중단되면서 섬 지역을 오가는 사람들의 발이 묶였다.

초속 20m를 넘는 강풍이 몰아치면서 해상교량의 차량 통제도 잇따랐다.

오전 8시를 기해 부산과 거제도를 오가는 거가대교와 마산과 창원을 잇는 마창대교의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부산 광안대교, 남항대교 등 대부분의 해상교량도 운행속도를 절반으로 제한했다가 바람이 점차 강해지자 한때 모든 차량 통행을 중단하기도 했다.

전남 고흥 거금대교, 여수 거북선대교 등도 오전 6시부터 50% 속도 감속을 시행했다.

많은 비로 도로가 물에 잠기거나 토사가 덮치면서 도로 통제가 잇따랐다.

부산경찰청은 오전 5시 48분께부터 침수된 동래구 온천동 세병교와 연안교 하부도로 차량통행을 금지했다.



경북지역에서는 토사 유입으로 오전 10시부터 11시 40분 사이 경주 4곳, 포항 3곳 등 7곳의 도로 통행을 차단했다.

오전 9시께 중부고속도로 고성터널 출구부 사면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통영 방향 통행이 한동안 통제됐고, 통영∼대전고속도로 고성 공룡나라휴게소 부근에서 통영 방향 2km 지점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4시간 동안 통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밖에 제주와 부산, 울산, 목포 등 시내 곳곳에는 가로수나 신호등이 쓰러지면서 차량 통행이 한동안 중단되는 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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