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진도 6 이상 네차례 지진…지진 예경보체계 허점 점검

대만 동부해역에서 진도 6.0의 지진이 발생, 대만 전역이 흔들렸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7분이나 늦은 경보메시지로 적잖은 논란이 이어졌다.

6일 오후 11시 51분(현지시간) 대만 남동쪽으로 30.8㎞ 떨어진 해역에서 진도 6.0의 지진이 발생, 타이둥(台東)현을 비롯한 대만 전역을 흔들었다. 진앙의 깊이는 20㎞였다.

이로 인해 타이둥현의 관광지 뤼다오(綠島)에서는 진도 5에 해당하는 진동으로 편의점, 잡화점 등에서 물건이 떨어지고 천장이 무너지는 피해가 났다.

핑둥(屛東), 가오슝(高雄) 등 남부에서는 진도 3, 타이베이, 신주(新竹) 등 북부지역은 진도 1의 진동이 각각 관측됐다.

대만 중앙기상국 지진관측센터는 “이번 지진이 방출한 에너지가 원자탄 절반에 해당한다”며 “이번 지진은 유라시아판이 필리핀판을 누르면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주민들이 잠든 심야 시간에 발생했는데도 건물 붕괴가 없어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만인들은 뒤늦은 지진경보에 불만을 토로하며 지진 예경보 시스템의 재점검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만 기상청이 발송한 경보메시지는 지진 발생 7분만에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처럼 지진이 잦은 대만은 자연재해에 대해 매우 민감한 편이다. 대만에서는 연평균 2만6천686차례의 지진이 발생하며 이중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지진은 965차례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도 대만에서는 진도 6.0 이상의 지진이 모두 4차례 발생했다. 특히 지난 2월 가오슝시 메이농(美濃)지역에서 발생한 진도 6.6의 지진으로 모두 117명이 숨지기도 했다.

대만 당국은 이에 따라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재해 경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지진은 진도 5 이상이 예상될 경우이거나 진도 4 이상이 발생했을 경우에 발신된다.

재해 발생시 파손될 수 있는 인터넷 통신이 아닌 별도의 셀브로드캐스팅시스템(CBS)을 통해 발송되는 문자메시지는 중앙재해담당기관이 메시지를 넣으면 바로 이동통신사로 전달돼 개별 휴대전화로 송달된다.

그런데도 매 지진 때마다 메시지 수신 시간에 차이가 있어 대만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첫 지진경보 문자를 발송했을 때는 10분 가까이 지체되기도 했고 1∼2분내에 수신되는 때도 있었다.

대만 입법위원들은 지난달 이 문제를 지적하며 이동통신사와 협조해 지진경보 수신시간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대만 정부는 1998년 9·21 대지진에 맞춰 국가재해방지일을 제정하고 각급 학교와 지방정부 등을 중심으로 한 대피훈련을 통해 지진 대비태세를 점검하는 한편 건축물 내진 설계법 등의 규정을 대폭 강화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지진 발생 5분 내에 지진에 관한 모든 정보 수집을 완료한 다음 비상대책센터를 수립해 8분내 경찰, 소방 당국으로 하여금 순찰대를 가동, 피해상황을 직접 관리토록 했다.

이어 10분 내 지방정부 단체장이 최초 보고를 받도록 하고 소방서, 경찰서, 공공지역 콜센터 등으로 걸려온 긴급 전화를 통해 피해상황 집계를 완료한 다음 1시간 내로 ‘1차 종합 피해상황’ 집계를 끝내는 시스템을 꾸렸다.

빈번한 지진에 따른 원자력 발전소 안전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2014년에는 신베이의 제4 원자로가 시험운용을 앞두고 폐쇄되기도 했다. 대만은 북부 신베이(新北)에 원자로 2기, 남부 핑둥현에 1기를 운용하고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원전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는 만큼의 자연 에너지발전 시설을 갖춰 2025년까지 대만 내 원자력 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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