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이 사회문제로 등장한 지 오래지만 당국의 임산부 지원 정책은 지난해에 비해 제자리 걸음수준이다. 10명 가운데 4명은 임산부로 배려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물론이고 지방자체단체를 비롯한 임산부 배려 확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보건복지부가 임산부의 날(10월10일)의 맞아 지난 8월말~9월초 임산부 2531명 등 8007명을 대상으로 임신육아종합포털 아이사랑과 맘스다이어리에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임산부의 59.1%가 ‘임산부로 배려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해당 비율은 2015년 조사 결과에서는 58.3%로 올해와 거의 비슷해,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없다는 평가다. 은재식 우리복지연합 사무국장은 “다른 시도보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이 임산부에 대한 배려 문화가 약하다”며 “지하철 시내버스 등에 당국의 보호조치와 임산부 배려 문화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임산부가 받은 배려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좌석 양보가 59.4%로 가장 많았고, 이어 ‘근무시간 등 업무량 조정’이 11.5%, 짐 들어주기 9.2%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인들이 임산부를 배려하지 못한 이유는 가장 많은 답이 ‘임산부인지 몰라서’로 49.4%를 차지했고, 이어 ‘방법을 몰라서’(24.6%), ‘힘들고 피곤해서’(7.9%) 순서였다. 임산부들은 배려문화 확산을 위해서 필요한 것에 대해 ‘임산부 배려 인식에 대한 교육’(41.2%)과 ‘임산부 배려에 대한 홍보’(22.3%)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10월 10일인 ‘제11회 임산부의 날’을 기념해 실시된 이 설문조사에는 임산부 2천531명과 일반인 5천476명이 참여했다.

임산부의 날은 풍요의 달인 10월과 임신기간 10개월의 의미를 담아 제정됐다. 임신과 출산을 소중히 여기고 임산부를 배려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취지다.

정부는 난임시술의료비 지원대상 소득 상한선을 없애고, 초음파검사에 건강보험 혜택을 부여하는 등 임신과 출산 진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복지부는 임산부의 날을 맞이하여 임산부 배려 캠페인, 난임극복 수기공모, ‘임신부에게 도움이 되는 필수지식 10가지’ 책자배포 등 임산부 응원 캠페인을 실시한다.

또 10∼14일에는 ‘태어날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 국민참여 이벤트가 실시된다. 태아 초음파 사진과 함께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시하면 당첨자에 한해 보건복지부장관 메시지가 동봉된 태교 바느질 세트를 받을 수 있다.

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임산부가 마음 편안하게 출산하고 건강하게 양육할 수 있도록 정부는 지원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