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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천영 (사)한국음악협회 포항지부장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푸드 & 재즈’라는 콘셉트로 열린 칠포재즈페스티벌이 10주년의 연륜이 묻어나는 명품축제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특히 올해 행사는 지역에서 열린 다양한 축제와 더불어 포항을 ‘문화도시’로 인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축제 기간 매일 열린 실력파 재즈 뮤지션의 공연은 지역 문화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 ‘스캇의 여왕’이라는 찬사를 받고있는 재즈 싱어 ‘디 디 브릿지 워터(Dee Dee Bridgewater)’를 비롯한 샤린느 웨이드(Charenee Wade) 등 굵직한 해외 아티스트들과 웅산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에이퍼즈 등 인기 가수들의 출연은 해변을 찾은 많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했고 손을 들어 환호했고 함께 일렁이며 춤추게 했다.

칠포재즈페스티벌은 지난 10년간 지역 음악수준 뿐 아니라 문화의 질을 한층 높여놨다.

해를 더 할수록 다양한 면에서 성장했지만 올해 새롭게 건축한 아름다운 무대와 이전에 비해 월등한 음향시스템과 현란한 조명들은 뮤지션의 움직임과 음악에 입체적인 생동감을 더 해 주었다.

또 푸드트럭을 이용한 맛깔스럽고 색다른 음식들이 축제의 분위기를 더욱 즐겁고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정형에 얽매이는 갑갑함을 떨치며 영혼의 자유로움을 표방하는 젊은이들에게는 3일간의 재즈가 그들의 화신이 된 것처럼 보였다.

처음의 재즈는 1900년경 미국의 남부 항구도시 뉴올리언즈를 중심으로 발생되었고 백인음악과의 교류를 통해 탄생된 흑인음악으로 아프리카와 유럽의 색채가 서로 배합된 일종의 혼혈음악이었다. 당시 관념적으로나 표면적으로 흑인과 백인이 도저히 공존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지만 그들의 음악은 어느새 서로를 위로하고 흥겹게도 하며 인식하지 못하는 시간에 서로 섞이고 부딪히며 융합과 화합을 거듭 했던 것이다. 이러한 것이 문화예술이 보여주는 마력과도 같은 힘이 아니겠는가?

열 번째 화려한 막을 내린 칠포재즈페스티벌이 재즈에 열광하는 팬들에게는 어느 시인이 노래한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가고 말아”하며 절절히 아쉬움을 토로한 심정에 비할 수 있을까? 다가오는 내년에 피어날 다양한 뮤지션들의 열연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아름다운 영일만을 품고 있는 환동해의 중심도시 포항이 21세기의 문화도시로 발전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축제로 지속되길 바란다.

1900년대 미국에 흑백의 갈등 속에서도 재즈라는 문화적 포옹을 통해서 새롭고 위대한 예술장르를 탄생시킨 것처럼 칠포재즈페스티벌이 지역사회의 여러 가지 갈등과 위기를 해치고 나가는 새로운 화합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는 명품축제로 동행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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