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부를 쥐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유대인들이다. 석유재벌 록펠러, 반도체업계를 좌지우지하는 인텔의 앤드류 그로버,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팔머, 금융계 황제 워런 버핏과 소로스 등 세계 경제의 거성들이 수두룩하다. 세계인구의 0.25% 밖에 안 되지만 노벨상의 30%, 그중 경제학상의 41%를 유대인 출신이 수상했다. 미국 명문대학들의 교수 60%가 유대인이다.

2차대전 때 히틀러의 박해를 피해 미국에 건너 온 유대인들은 미국 정부서 매준 허드슨강변 정착촌에 정착했다. 강물의 범람으로 수해가 잦자 옹벽을 쌓았다. 이 옹벽을 ‘월(Wall)’이라 불렀다. 여기서 금융사업을 일으킨 유대인들에 의해 오늘날 세계금융이 중심인 ‘월가’가 탄생했다. 유대인들은 4천 년 이상을 나라도 없이 세계 각지에 뿔뿔이 흩어져 유랑의 세월을 보냈다. 서구에서는 예수를 죽인 민족이라 하여 심한 증오와 박대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것은 정신적 지주가 된 ‘탈무드’였다.

‘가르치다’라는 뜻의 ‘탈무드’는 유대인들에게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연결고리가 됐다. ‘탈무드’는 역사서가 아니면서 역사서 역할을, 법전이 아니면서 법전 역할을, 인명사전이 아닌데도 인명사전 역할을, 백과사전이 아니면서 백과사전 역할을 하며 유대인들에게 심오한 철학과 해박한 지식을 심어주었다. 유대인들의 번영은 ‘탈무드’의 열독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나라 무제 때 경학박사 위현은 시경과 상서(尙書)에 뛰어난 학자로 공맹에 빗대어 대유(大儒)로 불렸다. 선재 때 정승까지 오른 위현은 80세가 넘도록 벼슬살이를 하면서 정중한 대우를 받았다. 위현에게는 네 아들이 있었는데 아들들을 잘 가르쳐 모두 이름을 날렸다. 차남은 태수를, 사남은 승상을 지냈다. 그래서 고향에서는 “황금이 가득한 상자를 자식에게 물려주기보다는 경서 한 권을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낫다”는 말이 유행했다. 반고가 지은 ‘한서(漢書)’의 ‘위현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자식을 잘 교육 시킨다는 ‘일경지훈(一經之訓: 경서 한 권의 가르침)은 이 고사에서 나왔다. 소슬바람 부는 가을이다. 처세훈이 가득한 경서 읽기에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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