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가 집단운송 거부에 들어간 지 8일째인 17일 부산 신항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자 포항철강공단은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화물연대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부산 신항에서 화물연대 조합원 5천여 명(경찰 추산 3천400명)이 모여 집중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화물연대는 사흘간 총력 집중 투쟁을 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집회에 앞서 부산 신항 입구 삼거리 인근 절개지에서 ‘화물운송시장 구조개악, 법개정 투쟁승리’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대구·경북지부장, 울산지부장, 포항지부장 등 3명은 비탈면 꼭대기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이번 집회를 위해 대구·경북, 울산, 포항지부 소속 조합원은 물론 경기도 의왕시 의왕내륙컨테이너 기지에서 파업을 펼치던 서울·경기지부, 인천지부, 충북지부 조합원도 부산으로 집결했다.

이에 따라 지부별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을 하루 만에 철회하고 지난 14일 오후부터 다시 부산으로 집결하면서 포항철강공단을 긴장하게 했던 화물연대 포항지부와 대구·경북지부 지도부와 조합원 300여 명 역시 부산으로 이동해 포항은 화물연대 파업에서 한 발짝 물러선 모양새다.

이처럼 전략을 수정한 데는 화물연대가 ‘파업 동력을 잃었다’는 업계 안팎의 분석을 의식하는 가운데 지부별 파업이 큰 효과가 없자 파업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포항철강업체들은 이번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업체마다 출하를 앞당기는 등 과거 화물연대 총파업을 경험하면서 파업대책을 강구해 지부별 집회 당시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공단 내 주요 업체들의 제품 출하와 자재 입고에 큰 지장을 받지 않았다.

게다가 지부별 투쟁 당시 비조합원 파업 동참은 미비한 반면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조합원들이 이탈 조짐이 보이자 남은 파업 동력을 부산 신항으로 집결시켜 시위 규모는 더 키우고 조합원들의 결속을 다지려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철강업체 측도 “나름 파업대책을 마련했지만, 돌발상황이 일어날 수 있어 우려가 켰는데 다시 부산에서 집회가 열려 한시름 놓았다”면서 “파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화물연대 움직임을 계속 주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정부는 대화 협상을 시도하는 것보다 화물연대의 파업을 무력화시키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파업이 무너진다 한들 갈등은 재발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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