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
사랑을 발견하겠다 도시의 끝에
사그라져 가는 라디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사랑처럼 들리고 그 소리가 지워지는
강이 흐르고 그 강 건너에 사랑하는
암흑이 있고 3월을 바라보는 마른 나무들이
사랑의 봉오리를 준비하고 그 봉오리의
속삭임이 안개처럼 이는 저쪽에 쪽빛
산이

사랑의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우리들의
슬픔처럼 자라나고 도야지우리의 밥찌끼
같은 서울의 등불을 무시한다

이제 가시밭, 덩쿨장미의 기나긴 가시가지
까지도 사랑이다

왜 이렇게 벅차게 사랑의 숲은 밀려닥치느냐

사랑의 음식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 때까지


<감상> 오늘 네가 눈뜨지 않는다면 사랑은 없으리 오늘 네가 부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영영 사라지고 없으리 오늘 네가 듣지 못한다면…… 오늘 네가 손 내밀지 않는다면…… 너는 없으리 그리고 나도 없으리 그리하여 그것은 텅 빈 겨울 들판을 정처 없이 헤매리. (시인 최라라)


*아침시단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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