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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원 (주) 컬처팩토리 대표이사
중국에 관한 뉴스가 연일 한국사회를 덮고 있다. 가까이는 지난 17일 7번째로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11호’ 발사 성공을 비롯하여 사드, 불법조업 중국어선, 중국인 범죄, 국경절을 맞이하여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한류 등 엄청난 양이 화면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좋든 나쁘든 중국이라는 나라와 중국인은 어느 사이엔가 우리의 삶과 정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 역사적으로 많은 것을 공유해왔고 외모도 가장 비슷함은 물론이다. 필자는 지난 몇 년간 예술 관련 합작을 하면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난징(南京), 우시(無錫) 등 주요 도시에서 예술인, 언론인, 공무원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우리와 다른 여러 가지 문화적 차이를 직접 체험하였다.

그 가운데 한국말과 달리 중국말에는 존댓말이 없다. 한국에서는 존댓말로 인해 많은 일이 벌어진다. 서로 시비가 걸리면 제일 먼저 나오는 말이 “ 너 몇 살이야!”로부터 시작되어 “왜 말 놓는데!” 등으로 번진다. 외국인들이 한국말을 배울 때 가장 힘든 것이 존댓말이라고 하지 않는가. 중국말에는 유일한 존댓말이 한 단어가 있는데 ‘너’라는 말이다. ‘너’는 ‘니(?)인데 존댓말로는 ’닌(?)‘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우리 기준으로 보면 나이 차이와 관계없이 반발을 하는 셈이다. 존댓말이 있고 없음은 행동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존댓말이 있음으로써 윗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에 영향을 끼치는데 중국말에는 존댓말이 없기 때문에 이에 따른 행동도 우리와 많은 차이가 난다.

2011년 강소성 우시에서 ‘당백호점추향(唐白虎點秋香)’이라는 작품을 연출할 때의 일이다. 이 작품은 한국의 ‘춘향전’처럼 중국인 모두가 알고 있는 유명한 작품이다. 당나라 때 실존 인물인 ‘당백호’가 우시지방의 청명교라는 다리에서 ‘추향’이라는 하녀에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이 작품을 연습할 때였다. 배우들은 대개가 20대 초였는데 선물을 주면 두 손으로 받는 게 아니고 한 손으로 받는 것은 물론 맞담배도 예사로 하는 것이 아닌가. 직접 체험한 중국흡연문화는 아버지와 아들, 며느리와 시아버지, 고교교장선생님이 대학 다니는 제자와도 맞담배 하는 문화인데 아들뻘 되는 놈들이 맞담배 하는 건 애교라고나 할까. 또 중국의 식탁은 대개가 10인용 정도의 원형인데 건너편 사람과는 손이 닿지를 않을 정도로 큰 편이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건너편의 사람에게 담배를 권할 때 던져서 준다. 우리 문화로 볼 때는 예의범절에 어긋나지만, 그들은 단지권하고는 싶은데 손이 닿지 않고, 그래서 던져주는 것일 뿐이다.

최근에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 여러 예술합작도 점점 늘어 나는 추세이다. 한국과 중국 작업자가 합작할 때 중국인들이 힘들어 하는 것은 오전에 ‘자오샹하오(早上好)’ 라는 아침 인사를 하면 중국인은 그다음부터는 불필요한 인사를 잘 안 하는데 한국인은 종일 볼 때마다 몇 번이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하니 그들은 의아하기도 하고 불편하다고 여긴다. 중국사회에서는 꽌시(關係)를 매우 중시하는바 서로의 다름이 틀린 게 아니고 그들의 문화를 수용할 때 더욱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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