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9일 경상북도 구미시와 영주시를 찾았다. 박 대통령의 이번 경북 방문에 대해 청와대측은 우선 민생·경제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설명했다. 정략적 의도가 배제된 순수한 경제활성화 행보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최순실사건’ 등 정국 상황과 국정지지율 하락 직후에 핵심 텃밭인 경북지역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관측이 나오는 것도 물의는 아니다.

그 배경이야 어떠하든 우리 경북지역에서는 박 대통령의 방문의 의미를 살리고 계승해나가야 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외국인 유학생 등과 함께 소수서원을 둘러본 것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영주 순흥면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서원의 효시이자 최초로 국왕이 이름을 지어 내린 사액서원이다. 수많은 명현거유(名賢巨儒)를 배출한 것은 물론 나라가 어려울 때 마다 분연히 일어선 조선 선비의 기운과 정신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박 대통령은 소수서원에서 운영하는 ‘선비인성’ 교육 프로그램도 참관했다. 옛 선비의 마음가짐과 덕목 교육은 현대인에게 결핍된 인성 함양에 기여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유명인사의 지역 방문은 그 지역의 브랜드효과를 높인다. 영국여왕 엘리자베스가 1999년 4월 한국 방문 중 안동을 방문하여 안동을 세계적 관광 관심 도시가 될 수 있었다. 박 대통령이 앞서 방문한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과 서산 버드랜드에는 여름 휴가철은 물론 추석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대표적인 지역관광지로 자리잡았다. 박대통령이 방문한 소수서원도 여행객이 늘어나며 ‘박근혜 효과’를 톡톡히 볼수 있기를 기대한다. 앞으로 박 대통령이 방문한 소수서원을 관광지로 극대화하기 위한 영주시와 경북도의 노력을 지켜볼 것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구미 국가산업단지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최근 침체된 지역 경기가 되살아나길 기대해본다. 일본 도레이 본사가 도레이첨단소재㈜ 구미4공장에 탄소섬유는 물론 첨단소재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계기가 되도록 구미시와 경북도가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에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북핵과 경제 위기까지 겹친 형국이다. 이날 방문한 구미는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박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 때마다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지역을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총선지원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4·13 총선을 한 달 앞둔 지난 3월10일에도 대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난주 취임 후 최저치인 26%를 기록한데다 TK마저도 최근 4주간 지지율이 35∼44%로 지지율 과반이 무너진 위기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지율을 복원해야 하는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박 대통령을 만드는데 앞장선 TK지역민들이 어려움에 봉착한 박 대통령을 더욱 응원한다면, 박 대통령도 심기 일전해 국정을 추스릴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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