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에 도착하자 방에 들어가 창문을 닫고 밤낮으로 혼자 외롭게 살았다.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사람 하나 없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상황이 고마웠다. 이제야 독서 할 여유를 얻었구나 하면서 기뻐했다”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한 독서예찬의 변이다.

남명 조식은 칼을 차고 독서를 했다. 조금이라도 나른하게 책을 읽는 자신을 베기 위한 각오 때문이었다. 성호 이익은 “사랑하는 어머님과 이별했다가 다시 만나는 것처럼 책을 읽었다”고 했다.

“독서는 다독이 최고다. 나는 일찍이 ‘소학’을 100번 읽어 지금도 눈을 감고 외울 수 있다” 영조의 말이다. 서애 유성룡은 반복독서가였다. 18세 때 관악산 절에 들어가 ‘맹자’를 20번 넘게 읽었다. 고향에 돌아가서는 ‘춘추’를 30번이나 넘게 읽고 비로소 문장을 짓는 법을 터득했다고 한다.

우암 송시열은 맹자의 호연지기를 읽고 자신의 무능력과 한계를 절감, ‘맹자’를 누려 500번 넘게 읽었다. ‘소학’ 한 권을 30년 동안 읽은 정여창은 “나는 자질과 능력이 남들보다 못해 전심전력을 다해 읽지 않으면 털끝 만한 효과도 얻기 힘들었다”고 반복독서의 필요성을 밝혔다.

김득신은 자신의 ‘고문36수독수기(古文三十六首讀數記)’에서 “노자를 2만 번 읽었고, ‘사기’의 백이열전을 1억3000번을 읽었다”고 했다. 자신의 집 이름을 ‘억만재(億萬齋)’라고 한 것도 억만 번 이상 읽은 백이열전에서 연유된 것이다.

주역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죽간을 묶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닳아 떨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은 공자의 ‘위편삼절(韋編三絶)’은 유명하다. 천재 작곡가 바그너는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평생 동안 반복해 읽었다. 희극배우 채플린 역기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40년 동안 반복해 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손자천독달통신(孫子千讀達通神)’ 즉 ‘손자를 천 번 읽으면 신의 경지와 통한다’는 반복독서를 권장하는 말이 있다. 반복독서는 천재와 위인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우리나라도 ‘손자병법’을 1000번 이상 정독한 사람이 있다. 노병천 한국리더십연구원장이다. 반복독서하기 좋은 등화가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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