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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최순실이라는 한 여인의 국정 농단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자칫 대한민국호(號)가 난파될 위험까지 안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박 대통령의 불통, 밀실 통치의 결과물이다. 이제 모든 비위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우리 국민은 이성을 되찾아 이 난국을 합심하여 풀어나가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호가 침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 위협에서부터 국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경제적 위협과 어려운 국내 경제 사정 등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여건이 백척간두의 경계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도려내야 할 환부는 재빨리 도려내고 혼란 속에 빠져 제 살점을 뜯어내는 아픔의 우(愚)를 범하지 말고 5천만 국민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가자.

이를 위해서는 먼저 결자해지의 자세로 박 대통령이 독일에서 잠적한 최순실을 국내로 빨리 불러들이고 최 여인과 연계된 비선 라인과 이들과 내통해온 청와대 비서진들을 모두 사법 조치토록 하고 지금까지 정치권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온 우병우 민정수석 등 일부 수석들도 해임 조치해야 한다.

특히 앞으로 남은 1년 4개월의 통치 기간 동안이라도 최순실 게이트를 덮기 위해 사전의 공론도 없이 개헌안을 불쑥 내어놓고 국면 전환을 노리는 듯한 구시대 자유당식 아류(亞流) 정치는 하지 말아야 한다.

‘정관의 치’(貞觀의 治)에 입각한 대도의 정치를 펼치기를 바란다.

만에 하나 앞으로도 대통령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대통령이라는 직위를 이용하여 막무가내식으로 사건의 실체를 덮어버리려고 하면 종국엔 국민으로부터 거센 저항과 버림을 받는 대통령이 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위의 선결 조치를 빠른 시일 안에 실행하지 않으면 역대 최악의 정권으로 낙인 찍혀지고 결국은 불명예의 퇴진을 하는 사태까지 당할 우려가 있음을 밝혀 둔다.

때문에 박 대통령은 지난 2014년 4월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태 때 선장 이준석이 승객들을 버리고 자신이 맨 먼저 배에서 탈출한 후 겪게 된 각종 인간적 모멸과 고초와 형벌을 이번 사건의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만시지탄의 감은 있으나 다시 한번 박 대통령은 그간의 잘못된 통치 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하고 청와대와 내각의 인적 쇄신을 빠른 시간 안에 단행하여 산적한 국내외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최고 지도자로서의 의연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당파를 떠나 서로 자중하여 우리 국가가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나갈 것인지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먼저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번 사태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난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의 치맛자락만 잡고 봉건적 파당 정치를 해온 친박계도 빠른 시간 안에 해체하고 새누리당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그런 변화된 모습 없이 구태의연한 계파정치를 계속하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불과한 것이다.

이제 여야정치인을 비롯한 우리 국민 모두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을 맞아 부하 장병들에게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왜군과 싸울 것을 주문하면서 말한 ‘필사칙생(必死則生),필생칙사(必生則死)·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는다’의 정신으로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후손들에게 큰 화를 남기는 우를 범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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