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채 남겨진 살이 있다. 상스러웠다는 흔적. 살기 위해 모양을 포기한 곳. 유독 몸의 몇 군데 지나치게 상스러운 부분이 있다. 먹고살려고 상스러워졌던 곳. 포기도 못했고 가꾸지도 못한 곳이 있다. 몸의 몇 군데

흉터라면 차라리 지나간 일이지만. 끝나지도 않은 진행형의 상스러움이 있다. 치열했으나 보여주기 싫은 곳. 밥벌이와 동선이 그대로 남은 곳. 절색의 여인도 상스러움 앞에선 운다. 사투리로 운다. 살은 굳었고 나는 오늘 상스럽다.

사랑했었다. 상스럽게



감상) 상스럽다와 성스럽다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다 그것은 대체로 내가 하면 성스럽고 남이 하면 상스럽다 정도의 차이라고나 할까 세상에 온전히 성스러운 것도 온전히 상스러운 것도 없는 것 아닐까 더욱이 사랑에 관해서라면 가장 상스러운 것이 가장 성스러운 것일 수도……(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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