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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원 화인의원 원장
참으로 믿기지 않는 국기 문란 사태에 민심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 삼삼오오 모이는 자리마다 “이 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느냐?”는 한탄과 분노가 터져 나온다. 한편에서는 “이 나라가 이러다 정말 어떻게 되는 게 아닌가?”라는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른바 최순실 국기 문란 사태로 나라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지난 총선 전의 일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청와대를 향해 쓴소리를 하던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배신의 올가미를 씌우고, 국민을 향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제는 그 말이 오히려 배신의 정치가 되어 준엄한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급기야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10% 중반대로 곤두박질했다. 무신불립(無信不立),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민심이탈로는 국정을 바로 세울 수도, 바로 설 수도 없다. 국정 난맥에 위기의 경제와 안보 상황이 겹치고 있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자 비상시국이다.

이를 어떻게 해야 하나? 들불처럼 번지는 성난 민심 수습이 우선이다. 국민의 신뢰가 무너진 청와대의 인적 변화만으로는 성난 민심을 수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여야가 합의하는 거국중립내각을 조속히 구성하여 국정쇄신에 나서고, 최순실 사태의 모든 의혹에 대해 추호의 거짓 없이 그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그에 따라 추상같은 법을 적용한다면 오늘의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국회 또한 위기극복을 위한 협치에 나서야 한다. 국정 전반에 대한 청와대의 동력이 떨어진 만큼 정치권의 책임은 그만큼 커지고 있다. 이 상황에 정치적 이해관계만을 따지는 쪽은 여야를 막론하고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총선참패에도 불구하고 당권을 쥐락펴락하며 아직도 청와대 눈치만 살피는 친박들의 무책임과 반민심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대단히 불편하다.

요즘 우리 지역에서 “우리가 잘못 뽑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나라의 정치 수준은 그 나라 국민 수준을 보여 준다’는 말도 있다. 안타깝고 부끄럽지만 우리는 이를 겸허히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정치가 우리 마음에 차지 않는 것은 그런 정치인을 뽑은 우리의 잘못된 선택에서 비롯되고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지금까지 중앙에서 공천한 인물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도 경쟁도 없는 묻지마식 선택, 당리당략의 정쟁만 일삼으며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양당 중심의 선택, 주민을 위한 진정성과 지역발전을 위한 역량보다는 인지도와 이미지 중심의 선택 등 기득권 정치논리에 묻혀 왔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작금의 국기 문란 사태를 접하면서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이제 유권자들이 바뀔 때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성난 민심은 삼류 정치를 아예 차버리고 싶지만 그래도 정치이다. 후진적 국가시스템도, 위기의 경제도, 어려운 민생도 정치만이 바꾸고, 살리고,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 선진화를 위한 정치아카데미나 정치포럼 등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런 활동을 통해 미리부터 정치인들에 대한 위민의 진정성과 리더로서의 도덕성과 자질, 지역과 국가 발전에 필요한 능력 등을 꼼꼼하게 검증한다면 최소한 지금과 같은 참담한 상황은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면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고 육성할 수도 있다. 이는 대한민국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마지막 충정이자 호소이다.

이재원 화인의원 원장
조현석 기자 cho@kyongbuk.com

디지털국장입니다. 인터넷신문과 영상뉴스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제보 010-5811-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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