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일 정권의 ‘비선실세 국정 개입’ 의혹 사태와 관련해 총리 교체 카드를 선택하는 등 나름의 정국수습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국민들은 하야와 탄핵을 입에 올리고 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원망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정국이 수습되어 하루 속히 국정이 정상화하는 것이다. 정국의 혼돈 속에 예산과 법안심의가 공전하고 있다. 시급히 살펴야 할 민생은 방치되고 있다. 경제ㆍ안보의 어려움에 흔들리던 대한민국이 더 어려운 나락으로 추락하는 게 아닌가하는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문제가 왜 일어났는지 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밝혀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 국가 중추부인 청와대가 최순실의 무대가 되는 등 나라가 이 지경이 된 것이 과연 박 대통령 혼자 책임인가 하는 성찰이 필요하다. 현 정부의 보이지 않는 실세라는 의혹을 받아온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와 관련된 미르·K스포츠 재단이 대기업의 돈을 수백억 끌어 모았다. 대기업은 돈 몇푼주고 이권과 기업총수의 면죄를 받았다. 청와대 등 정부 인사 개입, 국책사업 의혹, 딸 정유라(20)양의 이화여대 특례 입학 등 모든 의혹들이 정부 내 관료와 청와대 참모 등의 방조 즉 조연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최씨가 심어 놓은 인사들은 지금도 근무하며 국정을 주무르고 있다. 최씨 비선그룹이 정부요직에 포진해있다. 최씨에게 줄이 닿으면 청와대 수석비서관도 되고 장차관도 됐다. 심지어 최씨가 다니는 헬스클럽 직원이 청와대 선임행정관이다.

최씨가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지만 여기에는 우리 지역 출신인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봉화 태생으로 영주에서 학교를 다닌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대구에서 학교를 다닌 안종범 청와대 전 정책조정수석, K스포츠 재단 A 전 이사장, 대구에서 대학을 다닌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등 대구경북지역 출신 인사들이 적잖이 연루돼 있다. 특히 대구 의원들을 위시해 새누리당내 ‘친박계’를 자처하며 온갖 불합리한 발언을 쏟아내고 박 대통령의 측근 행사를 하며 정치를 불신하게 한 자들의 책임은 없는가.

더 나아가 국가에 대한 감독견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을 보고도 방조한 사정기관 국회의원 언론 등은 과연 책임에서 자유로운가. 세상 물정을 몰라 무능할 수밖에 없는 온실화초 같은 분을 당의 대통령 후보로 뽑아 국민에게 찍어달라고 한 여당 의원들에게 종국적인 책임은 없는가.

박 대통령은 간신배에 둘러싸이고 바퀴벌레와 같은 모리배들에 이용당한 것이다. 물론 그것도 판단력이 흐린 박대통령의 책임이다. 박대통령을 위기에 빠트린 최순실에 부역한 자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들이 장막 뒤로 숨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책임을 묻지 않을수 없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