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칼 희끗희끗한 사내들이
바위투성이 선착장에서
전어를 구워 소주 추렴을 하고 있다

길이 끝나는 곳의 마을 이름이 봉전이나
달천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스무살의 가을날이었다

먹기와집 샘가에서 한 바가지 샘물을 얻어 마시고
터벅터벅 산두밭 길을 따라 걸으면
구름 속의 길로 꽃상여가 지나갔다

밤하늘 억새꽃밭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인간의 길이 끝나면 하늘의 길로 이어진다던
상여소리가 밤길 내내 환했다




감상) 가령 하늘의 길이 끝나면 그 다음 길은 어디로 이어지는 걸까요 만약 하늘에서 누군가가 전어 냄새를 맡는다면 하늘에서 내려온 냄새라 할 수도 있지 않겠어요 그럼 오늘 이런 착각 한번 해 볼까요 우리는 지금 하늘나라에 살고 있어요 어릴 적 우린 꿈꾼 적 있잖아요 하늘나라엔 천국이 있다는, 그러니까 오늘 당신은 천국에서 살고 있는 거네요(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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