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봉석조여래좌상은 불상 머리에 갓처럼 생긴 판석 때문에 본래 이름보다 ‘갓바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높이 4m의 갓바위가 쓰고 있는 깨진 판석이 얼핏 보면 대학의 박사모처럼 보이기도 해서 수험생을 둔 부모에게 대학 입시에 영험할 것이란 믿음을 주기도 한다.
갓바위는 유명세만큼 숱한 풍문이 돌았다. 한해 시줏돈이 70~80억 원에 이른다는 소문이 있었다. 시줏돈도 시줏돈이지만 기도를 위해 찾는 사람들로 인한 낙수효과가 크기 때문에 갓바위를 두고 경산시와 대구 동구의 경쟁이 치열하다. 행정구역상 경산시 와촌면에 위치해 있어서 경산시는 매년 갓바위 축제를 열고 있다. 또 지난 2013년에는 갓바위를 국보로 승격해 달라고 문화재청에 신청하기도 했다. 대구 동구도 갓바위로 가는 1시간 정도 걸리는 등산로가 있어서 돌계단을 정비하고 밤새 가로등을 밝혀두고 있다. 경산시 쪽 등산로 주변도 밤새 불을 켜 놓아서 가끔 대구포항고속도로를 밤에 지나다 보면 하늘 위로 오르는 구불구불한 불빛이 꼭 용이 등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갓바위는 365일 24시간 참배객과 등산객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에는 입시 철이 따로 없는 수시모집이 확산되면서 갓바위 인기도 옛날 같지 않다지만 수능일을 열흘쯤 앞둔 시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기도객이 많다. 나다니엘 호돈의 단편 ‘큰바위 얼굴’에서처럼 큰 인물을 기다리고 기원하는 마음으로 수험생을 둔 부모들의 기도가 이어진다. 수험생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