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런 하딩이 미국 29대 대통령이 된 것은 그의 인상이 한몫했다. 완벽한 체격과 준수한 용모는 단번에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하딩은 빼어난 겉모습과는 달리 속은 하류였다. 그는 포커게임, 골프, 여자사냥, 술을 좋아했다. 대통령 임기 중 가장 큰 실정은 코드인사로 엽관주의를 만연시킨 것이다. 어릴 적 친구를 요직에 앉히고 포커판 친구들까지 백악관으로 끌어들여 한자리 씩 나눠줬다.

각료들의 잇따른 독직 사건으로 정치부패가 드러나면서 대통령의 인기는 곤두박질쳤다. ‘워런 하딩의 오류’라는 유행어와 함께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최악의 대통령으로 전락했다. 그래도 그는 자신의 실정을 인정하는 일말의 양심은 있었다. “나는 대통령이 되지 말았어야 했다”고 독백했다.

포드를 뒤이어 대통령이 된 카터에게 미국 국민은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그의 정치가 혼선을 거듭하자 국민의 실망도 커졌다. 정치난맥을 타개하기 위해 카터는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한 주지사가 “당신은 지금 이 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관리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했다. 진정한 지도자는 조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지도자에겐 책임이 따르고 창조적인 비전이 필요하다. 카터는 자신의 정치력 부족을 인정하고 사람들로부터 기탄없는 비판을 들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끝내 성공한 대통령이 되지 못하고 임기를 마쳤다.

‘박근혜 대통령 비켜’라는 국민의 외침이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뒷바라지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분노는 겉잡을 수 없게 됐다. 최악의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한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인생이 너무 참담하다. 한 때 정가에 ‘밥솥농담’이 회자 됐다. “이승만이 마련한 솥에 박정희가 밥을 짓고, 전두환이 그 박을 다 먹어치웠고, 노태우는 누룽지까지 긁어 먹었다. 김영삼은 IMF로 밥솥을 잃어버렸고, 김대중이 새로 장만한 전기밥솥에 노무현이 코드를 잘못 꼽아 밥솥을 태워버렸다”는 정치 농담이었다. 박근혜는 아버지 지어놓은 밥을 다 태워버린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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