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대기 포항남부소방서장
소화기 한 대가 소방차 한 대보다 낫다는 것은 직접 화재피해를 당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일상 속에서 소화기는 무관심속에 방치되어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최근 3년간 우리 경북에서 발생한 평균화재건수는 2천869건으로 이중 주택화재(아파트 포함)는 711건이다.

이는 전체화재의 25%를 차지하며 이중 592건(83%)이 일반주택에서의 발생했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 또한 55%인 10명이 발생했다. 안타갑게도 대부분이 일반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해 소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일반주택에서 인명피해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만약 소화기 한 대씩만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게 하는 수치이다.

과연 소화기 한 대와 소방차와 비교가 가능할까? 현직 소방관인 우리는 소화기 하나가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인명을 살리고 단돈 몇 만원하는 소화기가 수천 아니 수억의 재산을 지킨 현장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 예로 작년 11월 우리 지역 내 주택밀집지역의 한 주택에서 LPG가스통에 불이 붙는 화재가 발생했고 집주인이 침착히 소화기를 이용해 진화한 일이 있었다. 화재초기에 사용한 소화기 1대가 주위 수십가구의 소중한 인명과 재산을 지킨 사례라 할 수 있다.

화재분석가들은‘화재발생 초기에 소화기 한 대는 소방차 한 대보다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생활주변에 있는 소화기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사용법을 익히고자 하는 작은 관심이 위기 시 소중한 인명과 재산손실을 예방할 수 있는 힘이 됨을 명심고 화재로부터 내 가정과 내 이웃, 내 재산을 지켜줄 수 있는 소화기를 꼭 비치하여, 모두가 화마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제2의 멋진 소방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수많은 사상자를 낸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세월호 참사 등 우리는 뼈아픈 사고를 오랜시간 기억하고 슬퍼하지만 예방에 대해서는 미흡한 경향이 있다.

‘타산지석’이라는 고사성어를 우리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과거의 아픈 기억으로만 남겨두지 말고 안전관리에 대한 산 교훈으로 거울삼아 내 주변은 안전한지 안전에 소홀한 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돌아본다면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人災)라는 대형재난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소방에서는 화재가 빈발하는 겨울철로 접어드는 11월 한 달을 ‘전국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하고 그 어느 때 보다도 국민공감형 홍보활동, 생활안전교육, 국민과 함께하는 안전사고 예방홍보, 화재예방캠페인 등 대국민 화재예방 홍보를 통하여 소방안전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그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적극적인 지지와 각자의 자리에서 안전을 실천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겠다. 온국민이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에 실천하고 행동하며 2016년을 안전하게 마무리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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