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말썽이다. 왜 하필 눈사람을 치고 달아나는가.
아이는 운다.
눈사람은 죽은 게 아니고 몸이 쪼개졌을 뿐인데,
교통사고를 낸 뺑소니 차를 원망하는 것이리라.

「눈사람은 죽지 않는단다. 꼬마야,
눈사람은 절대 죽지 않아.」
아이는 나를 빤히 쳐다본다.

「아저씨, 눈사람은 죽었어요.
죽지 않는다고 말하니까
이렇게 죽었잖아요.」


<감상> 죽지 않는 게 있다고 생각하는 건 어른들의 바람일 뿐 정말 죽지 않는 건 없답니다. 그대가 앉은 의자 죽지 않는다고 그렇게 꽝꽝 차지 말아요. 그대가 닫은 문 죽지 않는다고 함부로 그렇게 두드리지 말아요. 그대가 흩뿌린 사랑 죽지 않는다고 그렇게 아무 데나 버려버리지 말아요.  (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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