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달서구의가 기초의회 역할을 포기한 채 연일 진흙탕 싸움을 일삼고 있다. 주민을 위한 진정한 선진 자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달서구의회의 의장파(12명)·비의장파(11명)로 나뉜 후반기 의장단 선거로 촉발된 이들의 감정싸움은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앙금이 남아 연일 고성과 말다툼 등 추태가 잇따르고 있다. 또, 일부 의원은 공무원은 물론 동료 의원에게까지 인신공격성 막말 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달서구의회가 자리다툼으로 인해 난장판이 됐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제241회 달서구의회 임시회(복지문화위원회)는 의원들 간 불협화음으로 파행으로 점철됐다. 이는 지난 2일 오전 의회 민원실에서 복지문화 위원인 이 모(여) 의원이 의장파로 분류된 상임위 위원장에게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눈을 판다” 는 등의 막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양측의 고성이 지속 되면서 일부 의원들이 자리를 떴고 결국 구청 공무원들의 올해 구정 업무 추진상황보고도 받지 못한 채 해산했다.

이처럼 의원들이 일은 하지 않고 의장단 선거 때 불거졌던 후유증으로 편이 갈려 싸움을 하며 달서구의회 의원들은 구민들을 위한 조례 발의 등 의원 본연의 업무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비판이다. 달서구의회 사무국에 따르면 총 23명의 기초의원이 올해 조례 또는 규칙을 발의한 건수가 9건에 불과하다. 이 중에도 5명의 의원만이 조례·규칙을 대표 발의했으며 나머지 18명은 1년 동안 단 한 건의 조례도 발의하지 않았다. 최저임금을 받기 위해 밤낮을 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놀고 급여를 받은 구의원이 남의 나라 얘기로 들릴 것이다.

얼마 전에는 대구 달서구청의 경우 구청장 수행 비서로 구청장 처남이 채용된 것으로 알려져 구민들의 비난이 일자 사직 처리하는 소동을 빚었다. 인사권, 인·허가권 등 권한이 적지 않은 구청장의 비서진에 처남이 근무한다면 구청 행정이 어떻게 투명할 수 있겠는가.

지방자치가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지역의 자치기관들이 아직도 이러한 낮은 도덕성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를 감출 수가 없다. 지방자치의 선진화가 하루속히 현장에서 구현돼 지방분권의 시대적 요구와 주민의 행복도를 높이는 구청과 구의회가 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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