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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가운데 우리 정치권은 최순실 사태를 둘러싸고 정쟁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여야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대 트럼프 정책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에 최순실 사태의 실타래를 풀지를 못하고 서로 네 탓만 주장하며 아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웃 일본에서는 벌써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등 발 빠른 외교 행보에 나서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여야 정당의 정쟁은 이제 끝을 맺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야당들의 최순실 사태에 대한 지금까지의 대응 태도에 국민의 실망감이 한계 수위까지 차올라 있다. 국제적으로 이 중차대한 시기에 다들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국민을 왜 이토록 불안하게 하고 분노케 하고 있을까.

박 대통령은 최순실의 국정 농단에 대한 그동안의 대국민 사과에서 보듯 도마뱀 꼬리 자르듯 순간적인 사태 모면용 발언만 이어 왔다. 여기다 지난 8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방문한 자리서 국회가 추천한 새 총리의 내각 통할권에 대해 명확한 정리를 하지 않고 지금까지 미적거려 야당에게 또 정쟁의 빌미를 제공했다.

박 대통령은 아직도 내치할 욕심을 버리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오는 12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민중 총궐기대회를 앞두고 또 위기를 일시적으로 모면해 보기 위한 의도였을까.

박 대통령은 이제 마음을 비우고 빠른 시일 안에 새 총리의 권한에 대한 명확한 역할을 밝혀 새 총리에게 내치를 맡기고 국방과 외교를 전담하는 대통령직으로 물러앉아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도 수긍하고 야당들도 더 이상 거국내각을 거부할 핑계를 찾지 못할 것이다. 그것만이 박 대통령이 지금껏 밝혀 왔듯이 국정 안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인 것이다.

최순실 사태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의 사과 발언과 새누리당과의 약속에서 보듯 사사건건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며 그때마다 말을 번복하고 있는 야당들의 행태는 이번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이 혼란의 상태를 길게 끌고 가 내년 대선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욕심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특히 야당은 국가의 안보와 경제가 어찌 되든 이 혼란을 즐기며 겉으로는 국정 수습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갖은 조건과 핑계를 대어서 국민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도록 혼란의 부채질을 할 방도만 찾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제 야당들도 국정 안정을 위해 정쟁을 끝내는 대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지금 국민은 이번 사태로 국가가 혼란에 빠져 모든 분야에 걸쳐 동력을 잃어버릴까 우려하고 있다. 나라가 바닷속으로 가라앉기를 바라는 국민은 없다.

박 대통령과 한배를 탄 새누리당 의원들도 배에서 뛰어 내릴 생각만 하지 말고 배가 난파되지 않고 목적지에 순탄하게 닿을 수 있는 방도를 찾아야 한다. 친박·비박의 그 지긋한 계파 싸움도 이제 끝내어야 한다. 이정현 대표도 박 대통령에 대한 돌쇠적인 충성심을 거두고 대표직을 사퇴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실기하여 새누리당이 공중분해 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지금껏 새누리당을 지지해온 국민도 새누리당이 침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빠른 시간 안에 당을 제자리로 추스르길 바라고 있다.

이제 미국의 새 대통령에 트럼프가 당선됨에 따라 우리 국가의 안보와 경제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정부와 여야가 협치를 하여 앞으로 있을 트럼프 정부의 대 한국정책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금까지의 트럼프 정책은 럭비공을 연상케 하여 언제 어디서 어떤 돌발적인 대 한국정책이 터져 나올지 모른다. 이제 수사는 검찰에 맡겨두고 최순실 사태를 조속히 끝내야 할 타이밍이다. 실기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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