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크리스티 강등, 세션스 부상"…NYT "워싱턴 경험 펜스에 지휘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정권 인수위원회를 개편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원장을 맡고, 복수의 최측근 인사들이 부위원장을 맡는 체제로 재편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이 전하면서 대선전 기간에 인수위를 이끌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의 입지가 강화된 형태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승리 3일 만에 인수위를 전격 개편한 것은 내년 1월 20일 취임일까지 불과 71일 동안에 15개 장관직 조각과, 정부 1천여 개 고위직에 대한 인선을 모두 마쳐야 하는 빠듯한 일정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인수위원장은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에게서 펜스 부통령 당선인에게로 넘어갔다.

크리스티는 인수위에 참여하되, 집행위원회에서 부위원장으로 활동한다.

여기에는 공화당 경선주자였던 벤 카슨,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국방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정보국(DIA) 국장,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세션스 상원의원도 참여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NYT는 크리스티와 플린, 줄리아니 등 3명이 부위원장을 맡는다고 보도했다.

펜스로 정권인수 작업의 지휘봉이 넘어간 것은 그가 워싱턴 DC 정치권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고, 당내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보좌진에게 펜스 당선인의 ‘워싱턴 경험과 네트워크’가 정권인수를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요지로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펜스 부통령 당선인은 현재 인디애나 주지사다.

공화당 안에서는 내부 강경세력인 ‘티파티’ 소속으로, 2008년과 2012년 대선 때 대통령 후보로 거론됐을 만큼 보수 진영에서 입지가 견고하다.

2000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 내리 6선을 지냈다.

WSJ은 이번 개편에서 세션스 의원의 비서실장을 지낸 릭 디어본의 부상을 주목했다.

디어본이 인수위에서 인수국장(transition director)의 자리를 꿰찼다는 것이다.

크리스티의 측근으로, 지난 몇 달 동안 이 자리에 있었던 리치 배거 전 뉴저지주 상원의원은 민간 분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 진영이 영향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크리스티는 전날 트럼프 당선인의 워싱턴 방문에 동행하지 않았고, 지난 9일 뉴욕에서 열렸던 트럼프 당선인의 축하파티에도 뒤늦게 합류했다.

크리스티가 ‘브리지 게이트’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게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브리지 게이트’는 크리스티 주지사 측이 마크 소콜리치 포트리 시장(민주당)을 골탕먹이려고 2013년 9월 뉴욕 시와 포트리 시를 연결하는 조지 워싱턴 다리의 일부 차선을 막아 교통체증을 유발했다는 의혹이다.

소콜리치 시장은 자신이 크리스티 주지사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아 정치적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미 연방대배심은 지난 4일 브리지 게이트 공모 혐의로 기소된 빌 바로니 전 뉴욕·뉴저지항만청 사무차장과 브리짓 앤 켈리 전 주지사 수석 보좌관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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