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재협상 등에 실패할 경우 철강 및 철강관련업종 피해 불가피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철강은 물론 관련 산업까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여 국가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한미FTA를 비롯 미국이 체결한 모든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재협상을 주장할 만큼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였다.

당장 완제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3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밝힌 멕시코에 진출한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 및 자동차업계의 타격부터 점쳐지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난 2007년부터 모두 4곳의 자동차 강판 가공 및 생산센터에서 연간 56만t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멕시코 지역에 공장을 둔 닛산·혼다·마쓰다·폴크스 바겐 등에 강판을 공급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해 관세폭탄이 현실화될 경우 소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게 된다.

현대제철도 올해부터 멕시코 해외스틸서비스센터를 준공해 멕시코 기아차 공장에 연간 40만대 분량의 냉연강판을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관세폭탄이 현실화될 경우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현대제철은 멕시코 공장뿐만 아니라 미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현대·기아차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국내 생산 철강재에 대한 영향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약 108만대의 차량을 미국시장에 판매했으며, 이는 현대·기아차 전체 생산량에 20%에 가까운 수치다.

이들 미국시장 판매차량중 일부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지만 고급차종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되기 때문에 미국 판매량이 감소하게 되면 국내산 철강재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철강관련업종의 경쟁력 약화에 의한 영향도 문제지만 철강업계에 직접적인 보호무역조치가 더욱 큰 문제다.

미국은 이미 올들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한국산 열연 및 냉연제품에 대해 17건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더 강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설 경우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트럼프는 일찌감치 한미FTA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데다 자국 기업보호를 위한 법인세와 소득세를 낮추겠다고 밝혀 내년부터는 이같은 추세가 더욱 강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철강 및 철강관련제품에 대한 수출경쟁력 약화 및 철강재 수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지만 업계들로서는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들어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추세가 확산되면서 통상관련 조직강화에 힘써왔지만 FTA·수입쿼터제 등 국가간 협정에 의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계속되고 있는 국정농단사태로 인해 우리 정부가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악재다.

따라서 관련기업들로서는 이번 사태가 가능한 한 빨리 정리돼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기 전 발빠른 대책마련에 나서주기만을 손꼽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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