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경보 발령 후 완화…5년전 크라이스트처치 공포 재현

뉴질랜드 남섬에서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이 일어나 최소 2명이 숨지고 도로와 건물 일부가 파손되는 등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을 앞두고 주민 대부분이 잠든 시간인 14일 0시 2분께 남섬 노스캔터베리 지역 핸머스프링스 인근에서 일어났다.

지진 강도와 관련해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규모 7.8, 뉴질랜드 지진 당국인 지오넷(GeoNet)은 규모 7.5라고 각각 밝혔다. 진원은 지하 23㎞다.

특히 지진 발생지는 2011년 규모 6.3의 강진으로 185명이 목숨을 잃고 큰 재산 피해가 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북동쪽으로 91㎞ 떨어진 지점이다. 북섬 남단의 수도 웰링턴으로부터는 약 200㎞ 떨어졌다.

동부 해안 지역에는 지진해일(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가 약 4시간 후 경보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여진도 규모 6.1 등 100차례 이상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남섬의 해안 관광지인 카이코우라에서 건물 붕괴로 1명이,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북쪽으로 150㎞ 떨어진 주거지역에서 심장마비로 1명이 각각 숨졌다.

지진 소식에 수천명이 높은 지대로 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여러 지역에서 전기가 나가고 통신 서비스도 차질이 빚어졌다. 산사태로 도로가 끊기기도 했다.

수도 웰링턴에서도 도로가 갈라지고 건물 일부가 무너지는 등 뉴질랜드를 구성하는 북섬과 남섬 모두 피해가 발생했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지진 발생 수 시간 뒤 웰링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번 지진은 웰링턴에서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충격적인 일”이라며 도로와 사회기반시설에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키 총리는 또 피해 상황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지진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며 15일 아르헨티나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피해지인 카이코우라를 찾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인들의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용 주뉴질랜드 대사는 뉴스와 통화에서 “지진이 발생한 핸머스프링스와 카이코우라가 관광지로 한국 여행자들이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도 “현재까지 공관에서 파악한 교민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이 자주 일어난다. 세계 지진의 약 90%는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 지진 직후 바다 건너편 아르헨티나 북부 라리오하 인근 지역에서도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USGS가 전했다.

두 지진의 발생 지점 모두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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