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날 회담이 추 대표의 일방적인 사정으로 취소 된 것은 추 대표 본인의 지도력 손상뿐 아니라 민주당의 어지러운 모습을 보는것 같아 아쉽다. 오늘의 정국 혼란을 수습해 나갈 실질적 해법도출을 위한 논의의 장이 되어야 할 여야 영수회담이 철없는 어린아이들의 약속취소처럼 허망하게 깨졌다. 당내 의원들이 현 상태에서 박 대통령과의 회담은 퇴진을 바라는 민심을 역행하는 것이라는 반발에 부딪혔다는 전언이다. 지난 주말 100만 촛불 민심은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정치는 민심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박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대좌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박 대통령이 2선 후퇴 문제 등 정국 수습책을 명료하게 회담에서 밝힐 기회가 사라졌다. 이제 박 대통령은 특검 조사와 국정의 이선 퇴진을 선언하고, 스스로 향후 정치 일정도 제시해야 한다.
우려되는 것은 야당의 대 정국 대응방식이다. 이번 회담 불발은 전적으로 민주당의 책임이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해왔다. 추 대표가 회담을 제의했다가 철회한 것은 당내 강경파의 꼭두각시가 아니고 무엇인가. 민주당은 당리당략을 내세워 회담을 파기하는 것은 나라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 시민운동단체처럼 대통령 전면퇴진 투쟁만 일삼으려 하는가. 정권획득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기를 포기하고 민중운동단체라도 변신한다는 말인가. 야당의 장난기 어린 회담 제의와 회담 파기로 정국은 더 극심한 혼돈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회담파기로 난국을 더 꼬이게 한 최악의 결정이다. 박 대통령의 정권 운영 실패와 부패 문제로 아무리 레임덕이 왔다 해도 국가 원수다. 국가원수를 모독하는 행위이다
추 대표도 이번 청와대 회담의 일방파기에 대해 제1야당의 대표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한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제1야당의 국정에 대한 책임은 여당만큼이나 책임이 크다. 민주당이 나라의 위기를 맞아 집권이 다 된 것처럼 오만방자한 태도를 국민은 기억할 것이다. 국가와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자당의 이익만 쭞는 행태를 버리지 못하면 집권도 요원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