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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대 포항그린웨이 범시민추진위원장
도시는 변화한다.

허허벌판에 공장과 건물이 들어서고 그 안은 사람들로 북적이며, 변화된 도시에 적응한 시민들은 더 나은 삶을 꿈꾼다.

지난 반세기 포항시는 상전벽해를 경험했다. 영일만 모래벌판에 들어선 포스코는 영일만의 기적을 이룩했다. 덕분에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포항은 일약 세계적인 철강 도시로 변모하면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왔다.

하지만 철강 산업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듯이 도시도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공업 도시에 새로운 숨과 색깔을 불어넣어야 하는 이유이고, 포항시도 이제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을 설계해야 할 때다. 다행히 최근 포항시가 친환경 녹색도시를 목표로 ‘포항 그린웨이(Green Way)’ 프로젝트 추진에 들어갔다.

문제는 어떻게 즉, 방법에 있다.

이미 세계적인 주요 도시들이 친환경을 콘셉트로 지역의 특색과 전통 등을 결합한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40년 이상 공업도시로 성장해온 포항시가 하루아침에 친환경 도시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못 할 것도 없다.

‘라인강의 기적’을 이끈 독일의 철강도시 뒤스부르크가 좋은 본보기다.

독일 최대 철강기업인 티센그룹 제철소가 자리 잡고 있었던 뒤스부르크는 지난 1985년 제철소가 문을 닫으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도시생존을 위해 주 정부와 지자체가 10여 년에 걸친 도시재생프로젝트 끝에 공장 부지와 관련 시설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환경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전기를 생산했던 공장은 대규모 박람회장으로 바뀌고, 제철소의 상징인 용광로는 공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재활용시켰다.

또한 공장 부지의 높은 벽을 활용해 암벽등반장을 만드는 등 다양한 테마를 갖춘 산업관광지로 바꿔 놓았다.

비단 독일 뿐 아니라 1950년대 산업화 과정을 거친 일본, 영국 등도 이 같은 산업관광 시장에 눈을 돌렸다. 산업관광은 기업의 공장시설과 제품, 산업문화재 등 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닌 산업유산을 상품화한 관광 분야다.

포스코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하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시점에 포항시가 추진한 ‘포항 그린웨이’ 프로젝트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 없이는 성공이 쉽지 않다.

다행히 지난 8일 범시민추진위원회 발대식 및 나무 심기 행사에 3천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생태도시로의 변화를 향한 시민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포항시도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고 시민의 삶의 품격을 높이는 ‘포항 그린웨이’ 사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실천계획을 차근차근 세워서 포항의 미래 100년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포항제철을 세운 개척정신과 새마을 정신을 이어받아 ‘포항 그린웨이’를 통해 제2의 영일만의 기적을 일으키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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